우크라 종전협상 러에 기울자
서둘러 트럼프와 회담 갖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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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좌)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사진 = AFP 연합뉴스] |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미국과 러시아 주도로 전개되면서 프랑스와 영국 정상이 급히 백악관을 찾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을 갖는다.
미국이 향후 유럽을 배제한 채 러시아에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을 매듭지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대표적인 대서양 동맹국 정상들이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마이클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9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다음주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한다고 밝혔다.
의제는 우크라이나 종전이며, 구체적인 날짜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회담은 최근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종전을 위한 양자 고위급 협상을 진행한 직후 급하게 성사됐다.
협상 테이블에 전쟁 당사국인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유럽까지 배제시키자 유럽 정상들이 급히 대응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와 양자 회담에서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양자 외교를 복원하고 에너지 등의 부문에서 러시아와 경제 협력을 추진해 경제적 이익을 챙기는 대가로 러시아에 유리한 협상 결과를 도출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책임이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에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점도 유럽의 불안감을 키웠다.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유리한 협상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독재자’로 칭하며 맹비난했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선거를 치르지 않은 독재자 젤렌스키는 서둘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라를 잃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을 교체해야 한다는 푸틴 대통령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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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사진 = AFP 연합뉴스] |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날 화상 연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미래는 푸틴에게 있는 것이 아니며, 평화와 함께한다”면서 “푸틴과 함께할 것인지, 평화와 함께할 것인지 전 세계 모두가, 또한 권력자(트럼프 대통령)가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상이 설전을 주고받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은 미·러 고위급 회담 결과에 만족한다며 여유를 부리는 모습이다.
그는 이날 회담 결과에 대해 “높게 평가한다.
결과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세르게이 라첸코 존스홉킨스대 고등국제대학원 교수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트럼프의 관계 정상화 움직임은 푸틴을 자랑스럽게 만들었다”며 “러시아와 미국은 파트너로서 동등한 입장에서 만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키스 켈로그 미국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는 20일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종전 협상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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