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도 쿠팡이츠도 ‘배달 수수료’ 인하…자영업자들 한숨 돌릴까

배달플랫폼 상생안 시행 발표
매출 규모 따라 차등 수수료
“영세 소상공인, 신규사업자 지원”
“실질적 도움되지 못할 것” 비판도

서울시내 한 음식점에 붙어있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스티커. [사진 = 뉴스1]
배달플랫폼 업계가 연이어 배달 수수료 인하를 골자로 하는 상생안 시행을 발표하고 나섰다.

이같은 업계의 조치에 따라 배달 수수료 부담이 큰 자영업자들의 숨통이 트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와 배달의민족(배민)은 중개료를 기존 9.8%에서 매출 규모에 따라 2.0~7.8%로 낮춘 상생 요금제를 시행한다.

쿠팡이츠는 오는 4월, 배민은 오는 26일부터 도입한다.


먼저 쿠팡이츠는 매달 1일부터 말일까지 실제 월매출액을 기준으로 상생 요금제 구간을 정하고, 구간에 따라 중개이용료와 배달비를 다르게 적용한다.

기본 중개 수수료 7.8%를 기준으로 이미 정산된 금액과 차액을 환급해 주는 방식이다.


배민은 이전 3개월 내 배민1플러스를 1일 이상 이용한 업주를 대상으로 한다.

일평균 배달 매출을 기준으로 차등 수수료 구간을 정하고 현재 매출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구간 산정 방식은 다르지만, 매출 규모를 ▲상위 35% 이내(7.8%, 부가세 별도) ▲상위 35% 초과~80%(6.8%) ▲80% 초과~100%(2.0%)로 나누어 중개수수료를 산정하는 것과 배달비 1900~3400원을 적용하는 것은 동일하다.


서울시내 한 음식점에 붙어있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스티커. [사진 = 뉴스1]
이처럼 매출 하위 음식점에 더 많은 혜택을 주는 상생요금제가 도입되면 개인 음식점을 운영하는 점주들의 부담이 줄 것으로 보인다.

외식업 점주들이 느끼는 배달앱 수수료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외식업 점주 5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외식업 점주들이 사업장 운영에서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요인은 배달앱 수수료(7점 만점에 5.68점)으로 집계됐다.


또한 조사에 참여한 점주의 47.6%는 배달앱 수수료 부담이 커져 메뉴 가격을 인상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34.8%는 배달앱 메뉴 가격을 오프라인 매장보다 높게 설정한 ‘이중 가격’을 도입했다고 응답했다.


상생안 시행과 관련해 배민 관계자는 “상생협의체 합의 취지에 따라 어려움을 겪는 영세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빠르게 지원할 수 있도록 연초 시행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말했다.


쿠팡이츠 관계 역시 “상생협의체 취지와 협의를 바탕으로 영세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신규 사업자를 비롯한 업주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상생 요금제를 충실히 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 중구 명동 거리 한 음식점에 음식 메뉴 사진 안내판이 붙어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다만, 상대적으로 매출이 높은 대형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배달앱 상생안에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매출 상위 35%라는 기준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종백 한국프랜차이즈협회 정책홍보팀장은 “매출 상위 35% 안에는 배달을 주력하는 업체들이 다 포함된다고 보면 된다”며 “배달 매출 상위라는 개념으로 묶어버리고선 배달비 부담을 느끼는 절박한 자영업자들을 외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상생안 도입을 두고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깐 사장이다’에 상생안과 관련한 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개인 카페 운영하는데 평일 매출 40만원에 주말 매출 80만원 나올까 말까 하는데 왜 제가 매출 상위 35%인지 모르겠다” “우리 매장이 상위 35%면 대체 다른 자영업자들은 얼마나 장사가 안되는 건가” 등 성토하는 반응을 보였다.


다른 자영업자들은 “가장 많은 점유율의 치킨, 피자는 그래도 객단가에 따라 유불리가 있을 수 있고 족발, 보쌈은 대부분 2만5000원이 넘으니 그래도 혜택을 받을 확률이 높을 듯”, “업종에 따라 유리한 곳도 있고 불리한 곳도 있는 것 같다” 등 의견을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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