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가성비 넘치는 1000원 맥주 "바이어도 구하기 어려워요" [MD의 추천]

김예니 홈플러스 주류음료팀 대리가 타이탄 맥주를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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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가 자체브랜드(PB) 맥주인 '타이탄' 출시로 초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해 8월에 출시한 일명 '1000원 맥주'로, 다음달 3탄 출시도 앞두고 있다.

앞서 1탄 라거, 2탄 흑맥주에 이은 3탄은 향긋한 라거로 기획돼 풍미가 깔끔한 쓴맛이 백미로 알려져 있다.

맥주 업계 최저 가격을 내세운 타이탄은 1탄 출시 당시만 해도 초도물량 7만캔이 3일 만에 동날 만큼 인기를 끌었다.


어떻게 이런 제품을 기획하게 됐을까. 그 주인공 중 한 명은 김예니 홈플러스 주류음료팀 대리다.

김 대리는 수제맥주 회사에 5년간 근무한 맥주 전문 자격증(Cicerone Certified Beer Server) 보유자다.


김 대리는 "기획 초기부터 '1000원이라는 가격에 맞추지 못하면 출시하지 말자'는 내부 방침이 있었다"며 "'1000원'이라는 상징성을 가져가면서도 소비자의 심리적 부담을 줄이는 가격대를 설정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싼 게 비지떡'이 되지 않는 것이 관건이었다.

원재료로 저가품을 뺐고 대량·일괄 매입으로 단가를 낮추면서 자체 마진을 줄여나갔다.

특히 주류 가격에서 비중이 큰 주세 부담은 120㎘ 이하 소규모 브루어리와 협업해 감면 효과를 이끌어냈다.


김 대리는 "쌀을 원재료로 사용하면 주세 감면을 받을 수 있다는 부분도 적극 활용했다"며 "상품 디자인과 네이밍을 외부에 의뢰하지 않고 홈플러스 내부 자원을 활용해 직접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수적 인건비를 줄이고 유통 과정 단순화로 물류 비용을 최소화해 1000원 맥주를 탄생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타이탄은 이른바 '바이어도 구할 수 없는 맥주'로 통한다.

실제 본사가 위치한 홈플러스 강서점에서도 입고 물량이 금세 완판돼 다음 물량 입고를 기다리고 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2월 중순 기준 기획 물량의 90% 이상인 18만캔가량이 이미 팔려나갔다.


홈플러스는 소비자 부담을 낮추는 초저가 맥주를 계속 선보일 예정이다.

오는 3월부터 진행되는 홈플러스 창립 행사에서는 스페셜 홉을 사용한 새로운 타이탄 맥주를 출시한다.

체코 지역 사츠 홉을 활용해 '호피하게 마실 수 있는 라거'를 선보인다.


김 대리는 "분기마다 시즌 상품을 출시한다"며 "맥주라고 하면 콘셉트가 한정적일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는데, 수제맥주 타입으로 라거·에일 등을 무궁무진하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홈플러스 단독 주류는 업계뿐 아니라 소비자 사이에서도 뛰어난 품질과 합리적 가격으로 정평이 나 있다.

벨기에 수도원 맥주 '스틴브뤼헤' 4종을 단독 수입해 판매하고 있고, 해창주조의 해창 막걸리 10도도 단독으로 선보이고 있다.

2022년에는 RTD 캔 하이볼을 업계 최초로 내놓은 바 있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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