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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그룹 유튜브 채널 '동그라미'의 한 코너 '맛있는 트럭'의 한 장면. 유튜브 '동그라미' 캡처 |
무더운 어느 여름 낮. 외출을 하려는 남편에게 아내가 자외선차단제(선블록)를 바르라며 동원홈푸드의 소스·간편식 브랜드 '비비드 키친'의 저칼로리 스위트칠리 소스를 건넨다.
이에 남편은 "컷, 잠깐만, 이거 선크림이 아니잖아요?"라며 황당해한다.
제3의 남성이 모습은 나오지 않은 채 구수한 말투로 "아~감독님 아는데요. 광고주가 이 장면을 꼭 넣어 달라고 해서요"라고 대답한다.
다시 장면이 바뀌어 남편이 "나 이제 갈게"라고 말하며 문을 나서려던 순간 아내가 "여보 잠깐만, 아침 굶으면 안 돼. 이거라도 먹고 가"라며 '비비드 키친 저칼로리 토마토 케첩'이 가득 담긴 유리컵을 준다.
남편은 당황해하며 "컷, 누가 케첩을 저렇게 먹어요"라고 반문한다.
음성만 등장했던 아까 그 남자는 다시 "광고주가 저렇게 먹죠"라고 말한다.
동원그룹 유튜브 채널 '동원TV'의 한 코너 '광고주 어딨어'에 지난해 7월 올라온 영상 '남편의 외출'의 일부 내용이다.
내용이 엉뚱하고 맥락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발상이 신선하고 재미있다고 입소문이 나면서 누적 조회 수 36만뷰를 돌파했다.
동원그룹이 유튜브 채널 '동원TV'와 '동그라미'를 통해 고객은 물론 임직원과도 적극 소통하고 있다.
고객에게는 기발하고 재미있는 영상 콘텐츠로 자사 제품·브랜드를 알리고, 임직원에게는 경영진의 전략 등을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동시에 임직원 간 화합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동원TV'와 '동그라미' 두 채널 모두 동원그룹 임직원은 물론 대중에게도 호응이 좋다.
여러 콘텐츠 중 채널 '동그라미'의 '맛있는 트럭' 코너가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맛있는 트럭'은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이 생산 현장에 간식차를 보내는 콘텐츠다.
'맛있는 트럭' 중에서는 2024년 입사한 신입사원에게 간식차를 보내는 영상이 크게 주목받았다.
이 콘텐츠는 김 회장이 2024년 신년사 초고를 검토하다가 "취업시장의 관문을 뚫고 동원그룹의 새로운 가족이 된 신입사원들에게 트럭을 보내 환영하자"며 제안한 아이디어를 토대로 제작됐다.
해당 콘텐츠가 2030 젊은 직원들에게 화제가 되면서 '신입사원에게 보내는 간식차'는 동원그룹의 문화이자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콘텐츠 기획 담당자들은 동원그룹 제품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학교, 군부대 등 어디든지 '맛있는 트럭'이 찾아갈 수 있도록 관련 프로젝트도 준비 중이다.
유튜브 채널 '동원TV'의 한 코너로,
동원시스템즈·동원로엑스 등 계열사의 생산 현장(공장)을 소개하는 콘텐츠 '
대동원지도'도 영상 조회 수가 꾸준히 늘며 인기를 끌고 있다.
홍보실 직원들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사업장과 임직원을 소개하는 콘텐츠다.
홍보실 직원들은 물류센터에서 새벽 배송을 하기 위해 여러 차례 현장을 방문하거나 선원들과 인터뷰하기 위해 부산항까지 직접 가기도 한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
대동원지도가 취업준비생, 동원그룹으로 이직하길 원하는 직장인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담고 있다고 알려지면서 조회 수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동원그룹은 2022년부터 새해 초 신년사도 유튜브 콘텐츠로 제작해 공유하고 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직원들을 강당에 모아놓고 일방적으로 전달했던 신년사도 동영상으로 제작해 쌍방향 소통 형식으로 바꿨다"며 "교장선생님 훈화 말씀처럼 휘발성 콘텐츠가 아니라 언제든지 꺼내어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됐다"고 말했다.
정혜승 인하대 문화콘텐츠문화경영학과 교수는 "복지제도 향상, 승진 등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여왔던 기업의 경영철학 패러다임이 전환점을 맞고 있다"고 밝혔다.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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