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위기 빠질라"… 미·러 담판 우려에 트럼프 줄대는 유럽정상

젤렌스키는 UAE 대통령과 회동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이 17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모하메드 빈자이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유럽 운명을 결정지을 미국과 러시아 간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렸다.

글로벌 정세에 격변을 가져올 이번 회담을 앞두고 양측은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치열한 외교전에 나섰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18일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특사 등과 함께 러시아 대표단을 만났다.

이와 관련해 태미 브루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난 12일) 첫 통화에 따른 후속 조치"라며 "우크라이나가 이번 회담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실제 평화를 위한 협상은 우크라이나와 함께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회담을 위해 루비오 장관은 마이클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위트코프 중동특사와 사우디를 방문했다.


러시아 측에서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담당보좌관 등이 참석했다.


이와 관련해 유럽이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서 한 축이 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패싱' 불안에 휩싸였던 뮌헨안보회의 충격에서 벗어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중을 알아내고, 유럽의 목소리를 알리기 위한 접점 확대를 꾀하고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른 시간 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하기로 했다.

영국 총리실은 17일(현지시간) "스타머 총리가 다음주 워싱턴DC를 방문할 예정"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무역·투자·안보 전반에 걸쳐 특별한 관계를 더욱 심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스타머 총리의 구체적인 방문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들 간 대면 회담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처음이다.


지난 14~16일 열린 뮌헨안보회의에서 미국 당국자들이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서 유럽을 배제하겠다고 공공연히 얘기하면서 유럽 각국은 이를 두려워하고 있다.


스타머 총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특수 관계(special relationship)'로 불릴 만큼 밀접한 사이를 유지한 양국 지위를 활용해 미국과 유럽 간 가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지난 15일 스타머 총리는 "영국은 미국과 유럽이 단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17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주도한 긴급 유럽 정상회의에서 스타머 총리는 "미국이 안전장치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미국과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이날 회동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성사된 만남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상황을 설명해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잇달아 통화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며칠 동안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악관 관계자는 폴리티코에 "이번 대화가 우호적이었다"고 전했다.


이날 긴급하게 성사된 유럽 정상들의 비공식 회동에서 참석자들은 우크라이나의 안전 보장에 있어 유럽이 더 큰 역할을 맡고 방위비 지출도 늘려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에 평화유지군을 파병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파병에 적극적인 프랑스·영국과 달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관련 질의에 "좀 짜증이 난다"고 답변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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