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대출 비중 평균 28% 달해
가계대출 빗장에 4분기 소폭 감소
직접 은행에 방문하지 않고도 모바일 앱 등을 통해 비대면으로 대출받는 사람의 비중이 지난해 4명 중 1명 꼴인 것으로 집계됐다.
상대적으로 대출 금액이 적은 신용대출뿐 아니라 금액이 커 대면 상품으로 여겨졌던 전세대출과 주택담보대출에서도 비대면 대출의 비중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편리함을 무기로 급속도로 성장한 인터넷전문은행에 시중은행이 대응하고 나서면서 비대면 대출 시장은 앞으로 더 커질 전망이다.
4명 중 1명은 비대면으로 대출받아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주요 대출(신용·전세·주택담보) 상품 중 비대면으로 이뤄진 대출의 비중은 건수 기준 28.5%로 집계됐다.
은행에서 새로 대출을 받는 사람 4명 중 1명은 은행 영업점에 방문하지 않고 모바일 앱을 통해 대출을 받은 셈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신용대출이 67.5%로 가장 비중이 높았고, 주택담보대출이 9.7%, 전세대출이 8.4%가 뒤를 이었다.
5대 시중은행의 주요 대출 상품의 비대면 대출 비중이 높은 수준이지만 이는 가계대출 조이기 여파에 소폭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1~3분기에는 각각 32.5%, 32.1%, 33.9%를 기록하는 등 30%대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20% 중반대를 기록했던 2022년보다 비중이 확대됐었다.
다만 금융당국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계대출 관리에 나서면서 시중은행들은 비대면 대출을 일시 중단했고, 그 여파로 2024년 4분기 비중이 소폭 하락했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면 시중은행에서의 비대면 대출 비중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신용대출·예적금 상품은 절반 이상이 비대면
특히 신용대출의 경우 지난해 3분기에는 76.6%에 달하는 등 절반 이상이 비대면으로 신용대출을 받고 있었다.
신용대출은 급전 수요가 많고 금액이 다른 대출보다 적어 비대면 비중이 높은 경향이 있다.
이외에도 금액이 적게는 수억원, 많게는 수십억원대에 달해 대면 대출 상품으로 여겨졌던 전세대출과 주담대도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출시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3분기에는 비대면 대출 비중이 각각 13.5%, 11.6%에 달했다.
규모가 작아 포함되진 않았지만 예·적금 상품과 이를 담보로 대출 받는 상품의 경우 70% 이상이 비대면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은행의 등장 이후 비대면 대출의 편리함을 경험한 고객들이 이를 점점 더 찾으면서 비대면 대출이 대중화되고 있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에서 영업점에 가지 않고도 핸드폰으로 대출 받을 수 있는 간편한 상품을 출시하면서 시중은행들도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해 비대면 대출 서비스를 강화하며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편화됐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 남아…
시중은행들은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비대면 대출 비중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남아있다.
최근 발생한 ‘미래등기시스템’ 관련 혼란이 대표적이다.
법원이 새로 도입하는 미래등기시스템 하에서는 매수인이 비대면으로 주담대를 신청해도 은행을 방문해야돼 사실상 비대면 대출이 불가능해진다.
법원행정처가 기존 대면·비대면 혼용 방식을 허용해줄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일단락됐지만, 실제 시스템 도입 이후 추가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또 플랫폼을 기반으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인터넷은행과도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새해가 밝아오면서 시중은행들은 닫혔던 비대면 대출 빗장을 풀고 있어 올해는 다시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판매 중단했던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 판매를 최근 재개했고, 신한·하나·NH농협은행도 연초부터 비대면 신용대출을 열었다.
KB국민은행은 처음부터 비대면 대출을 막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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