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짐 베커 전 AP통신 기자가 지난해 5월 미국 하와이의 자택에서 젊은 시절 취재한 미국 메이저리그(MLB) 최초의 흑인 선수인 재키 로빈슨의 데뷔 경기 사진을 들고 있다. [사진 = AP연합뉴스] |
한국전쟁 당시 특파원으로 파견돼 전장(戰場)을 취재했던 짐 베커 AP통신 기자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98세.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베커는 전날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한 병원에서 노환으로 생을 마감했다.
베커는 과거 인도 뉴델리, 필리핀 마닐라, 미국 하와이 등에서 AP통신 지국장 겸 특파원으로 일하다가 말년에는 하와이에 거주했다.
베커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듬해인 1946년 AP에 입사했다.
한국전쟁이 일어난 1950년 한국으로 급파되면서 종군기자의 역할을 수행했다.
당시 AP통신 본사로 기사를 전송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어려움을 겪던 중 치료를 위해 이송이 결정된 부상병의 주머니에 작성한 기사를 넣어 보냈다.
의료진에게 ‘근처의 AP통신 지부로 연락해 달라’고 당부하는 쪽지도 첨부했다.
베커는 그렇게 보낸 기사들이 세계 각국의 지부로 도달해 모두 보도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베커는 1950년 9월 28일 연합군의 서울 재탈환 현장에도 있었다.
미군 제3사단과 함께 배를 타고 한강을 건너고 공산군이 떠난 장소를 둘러보는 등 서울 시내를 돌아다녔다.
이 외에도 1947년 미국 메이저리그(MLB) 최초의 흑인 선수로 극심한 인종차별과 따돌림 속에서도 꿋꿋이 선수 생활을 이어가며 관중들의 응원을 받은 재키 로빈슨의 데뷔 경기, 1959년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인도 망명 등을 취재했다.
베커가 자신이 쓴 기사 중 최고로 꼽은 것은 1965년 고등학교 풋볼 리그 우승팀 이야기다.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한 언더독팀이 우승하는 과정을 담아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