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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치기현 여자교도소 모습. [사진 = CNN] |
초고령 국가인 일본에서 교도소에 수감된 노인의 수가 최근 10년새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 인구가 늘면서 빈곤과 외로움 등에 처한 노인들이 일부러 범죄를 저질러 스스로 교도소에 들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현지시각) CNN에 따르면 일본에서 65세 이상 수감자 수는 지난 2003년에서 2022년 사이 약 4배 증가했다.
일부 노인 수감자들은 수감되는 것을 선호할 정도로 가난과 외로움을 겪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교도소에서는 규칙적인 식사와 무료 의료, 돌봄 서비스를 받으면서 동료애마저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CNN이 지난해 9월 일본 도치기(栃木)현 내 여자교도소에서 만난 백발의 아키요(가명·81)는 물건을 훔친 혐의로 복역 중이었다.
그는 60대 때 동종 범죄로 교도소에 수감된 적이 있었다.
아키요는 “이 삶이 저에게는 가장 안정된 삶일지도 모른다”면서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편안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면 절도죄를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절도는 수감자들이 저지르는 가장 흔한 범죄라고 CNN은 전했다.
일본 정부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여성 노인 수감자의 80% 이상이 절도 혐의로 입감됐다.
또다른 수감자 요코(가명·51)는 지난 25년 동안 마약 혐의로 다섯 번이나 수감됐다.
그는 “돌아올 때마다 교도소 인구가 점점 늙어가는 것 같다”며 “(어떤 이들은) 고의로 나쁜 일을 하고 잡혀온다”고 설명했다.
교도관인 시라나가 다카요시는 “춥거나 배고파서 이곳에 오는 사람들이 있다”며 “한 달에 2만~3만엔(약 18만~28만원)을 내고 여기서 영원히 살겠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했다.
노인 수감자들이 늘어나면서 교도관들은 요양보호사 역할까지 한다고 CNN은 설명했다.
일손이 모자라면 간호사나 요양보호사 자격을 가진 다른 수감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일도 있다.
시라가나는 “이제 우리는 그들의 기저귀를 갈아주고, 목욕을 돕고, 식사를 도와야 한다”며 “지금은 유죄 판결을 받은 범죄자들로 가득 찬 감옥이라기보다는 요양원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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