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강한 상승 랠리 이후 국내 증시가 다시 암초를 만났다.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4.8% 위로 급등하면서 증시 전반이 불안감에 휩싸였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폭탄 정책으로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생기면서 '트럼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다.
물가가 다시 상승하면 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이기 때문에 주식 시장에는 악재다.
지난주 코스피 시장에서 강한 매수세를 보였던 외국인은 이번주 오히려 강한 매도세로 돌변했다.
반도체
외국인의 단기 차익 매도로 반도체 기업은 대체로 부진했다.
미국 행정부의 AI 반도체칩에 대한 전 세계적 규제가 확대되고 엔디비아 블랙웰 결함 이슈, 금리 상승 우려 등이 반도체 업종에 부정적인 재료로 작용했다.
SK하이닉스와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 격차를 위한 설비 투자를 더욱 확대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가 CES를 통해 세계 최초 HBM3E 16단을 공개했고 곧바로 마이크론 역시 16단 양산을 준비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올해도 HBM을 중심으로 한 AI 반도체향 메모리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소부장
한미반도체가
SK하이닉스향 올해 첫 수주 공시를 띄웠다.
108억원 규모로 금액은 크지 않지만 HBM 기업들의 본격적인 장비 발주가 시작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TC-본더 핵심 경쟁력을 보유한
한미반도체와 공정별 HBM 전용 장비를 개발한 기업들은 올해 본격적인 매출 확대가 진행될 전망이다.
특히 후공정 분야는 빠른 기술 개발과 투자로 국내 기업들의 약진이 돋보이는 만큼
한미반도체,
테크윙,
피에스케이홀딩스, 디아이 등 관련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자율주행
CES 이후
현대차는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통해 선두 기업인 테슬라를 따라잡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다.
엔비디아의 '코스모스'를 통해 가상공간인 디지털 트윈을 활용해 훨씬 많은 데이터와 더 빠른 최적화를 이룰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또한 미국 양자컴퓨팅 전문기업 아이온큐와 함께 자율주행 솔루션을 공동 개발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많은 규제로 인해 미국, 중국에 비해 자율주행 사업이 다소 더디게 발전하는 측면이 있지만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더욱 적극적인 투자가 진행되면 관련 기업들의 수혜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로봇
바야흐로 로봇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작년 12월 31일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 콜옵션을 행사하고 미래로봇추진단 설립을 공식화했다.
삼성전자의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에 대한 발 빠른 행보에 자극받은 다른 대기업도 연이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와 함께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중심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천명했고,
LG전자 역시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와 인수·합병(M&A) 기대감에 주요 로봇 기업들은 일제히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당분간 로봇 기업들의 시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양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업무계획을 공개하면서 AI, 양자, 바이오 등 세 가지 화두를 제시했다.
작년 4월 '퀀텀 이니셔티브'를 시작으로 정부는 꾸준히 양자 기술을 미래 국가 핵심 기술로 강조하고 있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메타 플랫폼스의 마크 저커버그가 양자 기술이 상용화되려면 아직도 수십 년이 남았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제시하면서 관련주가 폭락했지만 미래 핵심 국가 기술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단기 관점에서도 최근 주가가 폭락한 기업들 중 양자칩, 양자암호 관련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김영민 매일경제TV MBNGOLD 매니저]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