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제공하려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든 수단을 동원해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푸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의 핵무기 획득 시도를 막을 것"이라며 "그런 시나리오가 전개되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모든 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무기를 동원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예를 들지는 않았다.
'모든 무기'라고 언급한 만큼 핵무기 사용도 가능한 셈이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서방 정부 관료들의 발언을 인용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퇴임 전 우크라이나에 핵무기 제공을 제안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몇몇 백악관 관계자가 옛 소련 붕괴 후 우크라이나에서 빼앗은 핵무기를 미국이 반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핵무기 제조 능력이 없고, 고작 '더티 봄(dirty bomb)'만 만들 수 있겠지만, 러시아는 이에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티 봄은 세슘, 우라늄 같은 방사성 물질을 결합한 재래식 폭탄이다.
핵폭탄처럼 가공할 만한 위력을 지니지 않았지만 방사능 오염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피해를 준다.
우크라이나가 최근 러시아 영토로 미국이 제공한 탄도미사일 에이태큼스를 발사한 데 대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피해는 미미하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그는 우크라이나 지휘부를 강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오레시니크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공격할 수 있다"며 "군사 시설이나 방위 산업 시설, 키이우의 의사결정 기지에 대한 오레시니크 사용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키이우 내 정부 핵심 시설들은 방공망 덕분에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인한 심각한 피해를 입지 않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방공망으로는 지난 21일 우크라이나에 시험 발사한 오레시니크 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레시니크의 위력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중앙에 있는 모든 것이 재로 변한다"며 "3∼4층 깊이 지하에 있는 시설, 그보다 아래에 있는 시설도 타격한다"고 말했다.
휴전 협상에 관해 푸틴 대통령은 지난 6월에 제시한 군사 활동 종결 조건이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6월에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포기, 러시아 점령지 내 우크라이나군 철수, 러시아가 주장하는 우크라이나의 4개 주 이양 등을 종전 조건으로 제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경험이 많고 지적이며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정치인"이라며 "러시아는 미국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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