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급매 아니면 안팔려"…실거래가 2억원 하락 단지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아파트 매수 심리 위축이 장기화하면서 서울 아파트값 하락이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작년 9월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과 유주택자 대출 억제로 매수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사태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오늘(12일)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7.0으로 작년 6월 셋째 주(98.0) 이후 7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해 11월 셋째주(99.9)에 100 이하로 떨어진 뒤 8주 연속 기준선을 밑돌며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노원·도봉·강북구 등 중저가 아파트 단지가 몰린 동북권의 지수가 92.6으로 가장 낮았습니다. 대출 규제와 금리에 민감한 지역들입니다.

실제 시세보다 가격이 싼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개별 단지에서는 실거래가 하락이 본격화하는 분위기입니다.

노원구 상계동 일대는 12월∼1월에 계약된 아파트의 다수가 직전 거래보다 가격이 하락했습니다.

상계동 주공5단지 전용면적 31.98㎡는 지난해 9월 실거래가 5억1천만원까지 올랐으나 올해 1월 4억8천400만원에 팔렸고, 상계 주공 12차 전용 41.3㎡는 지난해 10월 초 4억4천500만원에 거래됐으나 작년 말에는 이보다 4천만원 낮은 4억원에 계약됐습니다.

대출 규제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강남권은 호가가 여전히 높지만, 거래 침체로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며 실거래가가 1억∼2억원가량 하락한 곳이 나오고 있습니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작년 12월 말 18층이 26억1천5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작년 10월 초 17층이 최고 28억5천만원에 팔렸는데 2억3천만원 이상 낮은 금액입니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94.49㎡는 지난달 하순 3층이 40억원에 팔렸다습니다. 지난해 11월 초 2층이 42억2천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 2억원 이상 낮습니다.

송파구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매수 문의도 거의 없고, 싼 매물을 찾던 사람들도 관망세로 돌아서 거래가 쉽지 않다"며 "거래 침체가 계속되면 호가도 하락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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