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매일경제TV 뉴스입니다.
오늘부터 새로운 시도로 매일경제신문 기자와 함께 경제 현안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마련했는데요.
매일경제신문 편집국 금융부 소속 오찬종 기자 자리했습니다.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오늘은 은산분리 규제완화를 주제로 다뤄볼 텐데요.
정부와 국회가 인터넷전문은행을 키우기 위해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지만 대주주 자격 요건 등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먼저 은산분리 완화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부터 짚고 넘어가보겠습니다. 은산분리 완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 기자 】
네, 은산분리에 대한 개념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은행법에 따라 산업자본 즉 대기업이 은행의 주인이 될 수 없도록 하는 법을 말하는데요.

은행지분 제한을 둬서 일명 '10%룰' 로도 불립니다.

이에 따라서 현재 카카오뱅크의 카카오, 케이뱅크의 KT 두 기업 모두 10%의 지분만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마저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은 4% 까지입니다.

이 은산분리 완화에 대한 이슈는 사실 최근에 갑자기 나온 것은 아닙니다.

지난해 4월 케이뱅크 최초 설립 때부터 나온 문제제기지만, 국회 논의에서 진전 없이 지지부진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 간담회를 열고 "금융혁신을 위해 은산분리 관련 법규를 완화하자"라고 공식화를 하면서 이렇게 급물살을 타게 됐습니다.

현재 국회에는 여당과 야당 의원들이 발의한 도합 5개의 관련 법안이 계류 중입니다.

법안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34%~50%까지, 핵심 한 개 사기업의 지분을 확대 가능하도록 허용하는 게 주요 골자입니다.

다만 일부 야당과 시민단체의 반대의견이 여전히 있어, 현재로선 가장 낮은 비중인 '34%룰' 이 중론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은산분리 완화에 대한 주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잖아요. 그동안 은산분리를 지속해온 배경이 어떤 부분이었습니까?

【 기자 】
은산분리 족쇄의 배경은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반대이유를 살펴보면 그답을 찾을 수 있는데요.

대기업의 금융기관 사금고화, 일명 '삼성은행'의 출현을 우려한다는 게 이유입니다.

은행의 가장 큰 기능은 기업에게 유용할 자금을 지급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건데요.

만약 기업이 은행에 준인이 되면 마음대로 고객이 예치한 돈을 유용하는 형식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업계와 정부는 이제는 이런 걱정이 기우라는 시각입니다.

은산분리법이 처음 만들어진 20년 전에 비해 사회가 충분히 성숙했다는 건데요.

이제는 정부당국의 감독능력과 정교해진 은행법, 성숙한 시민의식 등 안전장치가 충분하다는 입장입니다.

【 앵커멘트 】
그렇다면 은산분리, 그러니까 은행과 산업자본의 분리인데, 왜 유독 인터넷은행에만 완화를 하자는 건가요?

【 기자 】
인터넷전문은행은 모바일혁신과 중금리 대출 등, 기존 시중은행이 부족했던 영역에 혁신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최초 기획됐습니다.

실제 두 은행 설립 초기에 굉장히 강력한 메기효과를 일으키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은산분리법에 막혀서, 주요 주주가 증자에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케이뱅크의 경우 체력이 떨어지는 난항을 겪으며 올해들어 수 차례 신용대출이 중단된 바 있습니다.

카카오뱅크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은데요.

이미 진출을 예고했던 신용카드, 주택담보대출의 출시가 현재는 무기한 연기된 상황입니다.

한 마디로 금융권의 메기가 찻잔속 태풍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 앵커멘트 】
은산분리가 완화되면 실제로 인터넷은행의 서비스도 크게 달라질 수 있을까요?

【 기자 】
인터넷전문은행의 체력이 다시 비축되면 비대면 모바일 금융 혁신 가속화가 전망됩니다.

실제 지난 1년간 신한 쏠, 기업 아이원뱅크 등 시중은행의 모바일 앱이 급격히 변화하는 파급효과가 일어났는데요.

앞으로 혁신의 가속화가 이뤄지면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은행업무가 가능해지는 시대'가 한층 더 빨리 찾아올 수 잇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여기에 더해 4등급 이하 중금리 대출도 활성화도 기대되는 영역입니다.

현재 두 인터넷전문은행의 중금리 대출은 전체규모의 40% 수준인데요.

은산분리 완화를 통해 중저신용자들의 은행대출 문턱이 한층 더 낮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즉,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사이 '빠르고 간편하게 손님 모시기 전쟁'이 부동산, 중저신용자 영역 등으로 확전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 앵커멘트 】
오 기자가 말한 것처럼 은행의 문턱이 낮아진다면 기존의 인터넷은행들에는 큰 혜택이 될 것 같습니다. 은산분리의 가장 큰 수혜자는 기존 인터넷은행이라고 보면 될까요?

【 기자 】
우선 은산분리를 통해서 가장 크게 혜택을 볼 수 있는 대상은 당연히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입니다.

여기에 더해 제3인터넷 은행을 준비중인 곳들도 기대감을 높이게 됐는데요.

현재 업계에서는 주요 후보군으로 SK텔레콤, LG유플러스, 네이버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IT기업들뿐 아니라 시중은행들도 참여의사를 밝히며 파트너 찾기 합종연횡을 벌이고 있는 중인데요.

현재 시중은행중에선 NH농협은행이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의사를 밝힌 상태입니다.

이뿐 아니라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긍정적으로 진출을 검토하고 시장조사를 진행하는 중입니다.

【 앵커멘트 】
은산분리 완화가 실제로 적용되기 위해서 해결해야할 과제들은 없나요?

【 기자 】
현재 문 대통령이 제시한 은산분리 완화의 원칙은 '혁신IT기업에게만 10조룰을 적용 완화해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응시자격이라고 할 수 있는 ‘혁신’을 어떻게 정의할지가 모호해 보입니다.

현재 국회에 계류된 법들 중에 '혁신기업'에 대한 정의가 명시된 것은 없습니다.

이렇게 기준이 모호한 상태로 남으면,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1~2년 안 '10조룰' 넘어서게 되는 점이 문제가 됩니다.

네이버는 자본이 현재 7조 카카오는 8조 수준인데요.

조만간 총수가 있는 상호출자금지집단 즉 대기업이 됩니다.

이렇게 되면 다른 희망 기업들과 형평성 논란 나올 수 있습니다.

혁신 뿐 아니라 'IT기업'에 대한 정의도 모호합니다.

제3인터넷전문은행 주요 후보 중 하나인 인터파크의 경우 전자상거래업인데요.

IT기업보다는 유통기업으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금융당국은 이에 대서 "국회 논의를 통해서 보다 더 명확하게 기준을 세워가겠다"라는 입장이어서 향후 치열한 논의를 거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지금까지 매일경제신문 오찬종 기자와 은산분리 완화에 대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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