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최후 보루 판교 너마저...” …네이버랩스 다시 출근 모드

코로나19를 거치며 자리 잡았던 재택근무가 사라지고 있다.

업무 효율과 생산성을 높이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특히 연구·개발 중심의 IT 산업 특성상 협업과 소통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글로벌 인공지능(AI) 경쟁이 격화하면서 성과를 독려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네이버랩스. 연합뉴스
16일 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연구·개발(R&D) 전문 계열사 네이버랩스는 7월부터 기본 근무 형태를 ‘오피스 타입’(Office Type)으로 전환한다.


네이버와 계열사는 출근과 재택근무 중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커넥티드 워크’ 제도를 2022년부터 유지해왔다.


직원들은 주 5일 재택근무를 기반으로 한 ‘타입 R’(Remote-based Work)과 주 3일 이상 회사로 출근하는 ‘타입 O’(Office-based Work) 두 가지 근무 형태 중 하나를 자율적으로 고를 수 있다.


변경된 근무 제도가 시행되면 모든 직원은 특별한 사유가 없을 경우 회사로 출근해야 한다.

재택근무는 필요할 경우 신청해야 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로봇과 자율주행 기술 등 하드웨어를 많이 활용하는 네이버랩스의 업무 특성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국내 IT 기업이 몰린 판교에서 사실상 재택근무제를 유지하는 마지막 기업이다.

구성원들은 재택 축소 움직임이 본사로까지 확대될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오세윤 네이버 노조(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 지회장은 “최근 네이버랩스가 출근을 기본으로 근무제를 개편하면서 내부에서는 네이버 전체 근무 문화가 과거로 돌아갈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코로나19 시기 전면 재택근무제를 도입했다가 2023년 3월부터 출근을 원칙으로 하면서 일부 재택근무를 허용했다.


지난해 정신아 대표 취임 이후 사무실 근무 우선인 ‘오피스 퍼스트’(Office First)로 근무제를 전환하려 했으나 노조의 반발로 주 1회 재택근무를 허용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한글과컴퓨터 역시 코로나19가 유행할 때 한시적으로 전사 재택근무를 유지했다.

정부가 ‘포스트 코로나’를 선언한 이후에는 사무실 출근 우선으로 근무제를 전환했다.


게임 업계는 한발 먼저 출근제로 복귀했다.

게임 산업은 신작 개발과 협업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현장 출근이 생산성과 업무 연속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재택근무제가 없었던 넥슨은 코로나19 시기 한시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했다.

정부가 거리두기 정책을 전면 해제한 이후 순차적으로 재택근무제를 철회하며 2022년 6월 2일부터 전면 출근제로 전환했다.

현재는 재택근무를 선택할 수 없다.


크래프톤은 사무실 출근을 우선으로 하되 조직장의 재량에 따라 주 1회 자율로 재택근무를 선택할 수 있다.

엔씨소프트는 코로나19 시기 재택근무와 출근을 병행하다가 2022년 6월부터 전면 출근제로 전환했다.


해외 빅테크도 재택근무를 축소하는 추세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아마존은 코로나19 기간 허용했던 재택근무제를 2023년 5월부터 최소 주 3회 출근으로 전환했다.

올해부터는 주 5일 출근을 원칙으로 하도록 했다.


구글 역시 최근 일부 재택근무자들에게 재택근무와 출근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를 따르라고 지시했다.

일부 팀은 주 3회 이상 출근하지 않으면 해고하겠다고 통보하는 초강수를 둔 것으로 전해졌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한 상황에서 출근제 전환은 업무 생산성을 끌어올리려는 시도”라며 “최근 AI 등 기술 경쟁이 심화하면서 성과를 독려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