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급등한 쌀값을 잡기 위해 소매업자 대상 '반값 비축미' 판매를 주도한 고이즈미 신지로 신임 농림수산상이 속도감 있는 정책과 이목을 끄는 발언으로 존재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고이즈미 농림상은 오늘(2일)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서 야당 의원의 쌀값 관련 질의에 "취임 10일이 지난 단계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은 (농림수산성이) 지금까지 판단을 잘못한 것이 사실이라는 점"이라고 정부 실책을 사실상 인정했습니다.
그는 "햅쌀이 나오면 괜찮을 것이라고 했지만 괜찮지 않았다"며 "정확하고 스피드감있는 행정을 하지 않으면 (쌀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불식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고이즈미 농림상은 지난해 여름 쌀값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했을 당시 농림수산성이 햅쌀을 수확하면 쌀값이 안정화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는 점을 비판한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정부는 차기 총리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고이즈미 농림상이 지난달 21일 취임하기 전까지 쌀값 급등에도 뒷북 대응으로 일관한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고이즈미 농림상은 비축미 방출 방식을 기존 입찰에서 수의계약으로 바꿔 묵은쌀을 슈퍼 등에서 바로 판매하도록 했고, 방송 출연과 현지 시찰 등을 통해 쌀값을 낮추겠다는 메시지를 꾸준히 전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집권 자민당에서 농업 정책을 관장해 온 이른바 '농림족' 의원 일부는 고이즈미 농림상을 견제하고 나섰습니다.
노무라 데쓰로 전 농림상은 지난달 31일 고이즈미 농림상이 자민당 농림부 모임과 협의하지 않고 쌀 정책을 결정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고이즈미 농림상 부친인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자민당 일부 세력과 갈등을 빚으며 우정 민영화를 추진했던 점을 염두에 두고 "아버지와 닮아서 업무수행 방식이 곤란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고이즈미 농림상은 이튿날인 지난 1일 "하나하나 당에 물으면 누가 각료가 돼도 속도감 있게 대담한 판단을 할 수 없다"고 맞받았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민당 농림족 의원들이 고이즈미 농림상의 쌀 정책에 동요하고 있다"며 농업 개혁은 아베 신조 정권에도 추진됐지만 구체적 성과는 부족했다는 견해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 이나연 기자 / nayeon@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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