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한국 법인 설립…제이슨 권 CSO “데이터센터 협력 열려있어”

“한국, 챗GPT 유료 사용자 전 세계 2위”
AI 인프라 함께 구축하는 파트너십도 모색
한국 정부·기업 투자로 인프라 짓고
오픈AI 소프트웨어 공급하는 방식
양당 선거캠프도 모두 만나...“협력할 준비”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 CS O)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근에서 미디어테이블을 갖고 한국 지사 설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정호준 기자]

챗GPT 운영사 오픈AI가 26일 한국 법인 설립을 공식 발표하고 한국 사무소 개소에 착수했다.

이날 한국을 찾은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CSO)는 “한국의 국가 차원의 인공지능(AI) 전략을 지원하겠다”라며 정부·기업과 협력하는 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스트럭처 프로젝트 추진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권 CSO는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근에서 국내 언론과 만나 “미국에서 처음 본사를 설립한 이후 오픈AI는 현재 전 세계 11곳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라며 “오픈AI의 다음 사무소는 서울에 설립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픈AI는 한국에 법인을 공식 설립한 상태이며, 수개월 내로 인력 구성을 완료해 사무소를 개소할 예정이다.

초대 지사장이나 사무소 위치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 CSO는 “한국은 AI를 도입하기 시작한 가장 빠른 국가 중 한 곳”이라면서 “한국은 미국에 이어 챗GPT 유료 구독자 수 기준 전 세계 2위”라고 한국의 AI 생태계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들부터 정부 지원과 인력,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기업들까지 ‘AI 풀스택’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픈AI는 설립 예정인 한국 지사를 통해 증가하는 국내 사용자와 고객사를 지원하면서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오픈AI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한국산업은행을 포함해 카카오, 크래프톤, SKT 등이 오픈AI의 국내 초기 파트너사다.

나아가 오픈AI는 각국 정부와 협력해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서도 한국과 협력을 모색한다.

스타게이트는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등 주요 빅테크와 협력해 AI를 위한 대규모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인프라 프로젝트다.

오픈AI는 이달 초 ‘모든 국가를 위한 오픈AI’라는 이니셔티브를 발표하면서 미국서 시작했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전 세계로 확장했다.

현지 정부 및 기업의 투자 협력을 통해 인프라를 구축하고, 오픈AI는 AI 모델 등 소프트웨어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제이슨 권 오픈AI 최고전략책임자( CS O)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근에서 미디어테이블을 갖고 한국 지사 설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정호준 기자]

권 CSO는 “AI라는 기술의 파도에서 인프라는 국가의 운명을 결정짓는 요소”라며 “2027년 AI 선도국가가 되겠다는 한국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인프라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오픈AI는 앞서 지난 22일 아랍에미리트(UAE)와 이같은 인프라 구축 파트너십을 맺은 바 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해외로 확장한 첫 사례다.

UAE 국부펀드의 지원을 받는 현지 기업 G42와 함께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UAE는 전 국민에게 챗GPT를 지원하는 등의 협력을 진행한다.

권 CSO는 “한국에서도 UAE 파트너십과 유사한 구조를 가져가는 것에 관심이 있다”라며 “인프라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정부와 현지 기업의 지원을 받고, 오픈AI는 인프라에 통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구체적으로 오픈AI의 국내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확정된 단계는 아니며, 한국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국가 AI 컴퓨팅센터에 참여하는 방식 등의 협력에도 열려있다는 설명이다.

권 CSO는 이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대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AI 정책 관계자들과도 만나 이같은 인프라 협력을 논의한다.

오전에는 임문영 더불어민주당 디지털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만났으며, 오후에 최형두 국민의힘 선대위 AI과학정책본부장과 회동을 갖는다.

양당과의 만남은 오픈AI 측에서 먼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CSO는 이번 출장에서 한국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 일본, 호주 등을 잇달아 방문하며 AI 인프라 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에는 다음 달 시행되는 대선 이후에 다시 방문해 새롭게 출범할 정부와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