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폭발적 수요 증가로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급증하면서 세계 빅테크 기업들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등은 그 해법으로 기존 대형 원전이 아닌, 소형모듈원자로(SMR)에 주목하고 있다.

SMR은 일반적으로 300㎿ 이하의 전력을 생산하는 소형 원자로로, 1000㎿ 이상을 생산하는 대형 원전보다 작고 유연한 설계가 특징이다.

공장에서 모듈 단위로 제작한 뒤 현장에 운송해 조립식으로 설치할 수 있어 건설 기간이 짧고 설치 용지의 제약도 적다.

특히 전력 소비가 높은 AI 데이터센터 인근에 직접 설치할 수 있어 지역 밀착형 에너지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 인프라와 차별화된다.

무엇보다 SMR은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태양광·풍력 같은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며, 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아 탄소중립 달성에도 효과적이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SMR은 에너지안보와 친환경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AI 시대 최적의 전력 솔루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5년까지 SMR 시장이 연평균 15%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단순한 기술 발전이 아닌, 글로벌 전력 수요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는 신호다.

AI, 수소경제, 스마트팩토리 등 차세대 산업은 모두 지속적이고 청정한 전력 공급을 필요로 하며, SMR은 이 수요를 정확히 겨냥하고 있다.

최근 블룸버그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이 원전 수출시장의 강력한 리더로 부상할 가능성을 강조했다.

전 세계적으로 400여 개의 예정·계획 중인 원자로 프로젝트 가운데 최대 43%를 수주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한국은, 향후 10년 내 세계 최대 원전 수출국 중 하나로 성장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한국이 여전히 기존 원전 강국들에 비해 뒤처져 있는 상황이며, 정책 변화의 영향이 원전 수주 경쟁력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SMR의 상용화를 위해서는 규제 유연성 확보, 초기 투자 재원 마련, 대중 수용성 제고가 선결 과제로 꼽힌다.


결국 SMR은 AI 시대의 전력 수요를 안정적으로 충족하고, 탄소중립이라는 글로벌 목표 달성을 이끄는 핵심 열쇠가 될 수 있다.

재생에너지와의 상호 보완적 역할을 통해 SMR은 미래 에너지 패러다임을 재정의할 잠재력을 지닌다.


[김준호 매일경제TV MBNGOLD 매니저]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