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장애인들 차별구제 소송 7년만에 승소
광주지법 “신규 도입 버스 15년 걸쳐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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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버스 휠체어 리프트 의무화’ 소송 현장검증. 연합뉴스. |
금호익스프레스(구 금호고속)가 내년부터 신규 도입하는 버스에 휠체어 리프트를 단계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20일 광주지방법원 민사14부(나경 부장판사)는 배영준 씨 등 장애인 5명이 금호익스프레스, 광주시, 정부 등을 상대로 낸 차별구제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금호익스프레스는 내년부터 2040년까지 15년에 걸쳐 신규 도입하는 버스에 휠체어 리프트를 단계적으로 설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다만, 배 씨 등이 정부와 광주시에 요구한 관련 예산 도입에 대한 요청은 기각됐다.
배 씨 등은 금호익스프레스가 운영하는 고속·시외버스에 휠체어 리프트가 설치되지 않았으며, 저상버스 또한 배차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2017년 12월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을 근거로 들어, 전체 노선에 일정 비율 이상 리프트 설치 버스를 도입할 것과 신규 도입 버스에라도 리프트를 포함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소송은 광주 지역에서 최초로 제기된 장애인 이동권 차별구제 소송으로, 수도권에서 진행된 유사 소송의 판결을 기다리느라 장기간 지연됐다.
앞서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서 제기된 유사 소송에서는 1·2심 재판부가 휠체어 리프트 미설치가 장애인의 시외 이동권을 보장하지 못하는 차별행위임을 인정한 바 있다.
이후 대법원은 휠체어 리프트 설치가 버스 사업자에게 과도한 부담이 되지 않는 범위에서 이행되어야 한다며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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