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를 만드는 오픈AI가 향후 인공지능(AI) 모델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최신 모델인 GPT-4.5가 몇 주 내에 출시될 계획이며, GPT-5도 몇 개월 내에 공개될 예정이다.
12일(현지시간)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엑스(X) 계정을 통해 이 같은 로드맵을 발표했다.
곧 출시될 예정인 GPT-4.5는 '추론'이라고 부르는 연쇄 사고 능력을 갖고 있지 않은 마지막 모델로, GPT-5부터는 사고 모델인 o3와 합쳐질 예정이다.
올트먼 CEO는 "다음에 출시할 모델은 내부적으로 '
오리온(Orion)'이라고 불렀던 GPT-4.5"라면서 "(앞으로) 제품 라인업을 더욱 단순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오픈AI는 기존에 GPT란 이름으로 AI 모델을 발표하다가 지난해 9월 처음으로 추론 능력을 갖춘 o1을 공개했으며, 12월에는 o 시리즈 후속인 o3를 공개했다.
올트먼 CEO는 "현재 모델과 제품이 너무 복잡해졌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향후) o 시리즈 모델과 GPT 시리즈 모델을 통합하는 것이 주요 목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를 통해 모든 도구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언제 깊이 사고해야 하는지 판단할 수 있으며, 광범위한 작업에서 유용하게 작동하는 시스템을 만들려 한다"고 설명했다.
GPT-4.5 이후 출시될 GPT-5는 오픈AI가 만든 여러 기능이 통합된 단일 모델이 된다.
그는 "챗GPT와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모두에서 GPT-5를 출시할 예정"이라며 "이는 o3를 포함한 다양한 기술을 통합한 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GPT-5는 텍스트를 중심으로 음성, 캔버스, 검색, 딥리서치 등 여러 기능이 하나로 통합된 서비스가 된다.
다만 사용자의 등급에 따라 AI의 지능 수준이 달라진다고 그는 설명했다.
올트먼 CEO는 "챗GPT 무료 이용자는 기본 지능 수준의 GPT-5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고, (월 20달러인) 플러스 구독자는 더 높은 지능 수준의 GPT-5를, (월 200달러인) 프로 사용자에게는 더 높은 수준의 지능이 제공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올트먼 CEO가 갑자기 오픈AI의 향후 개발 로드맵을 공개한 것은 오픈AI에 대한 도전이 거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오픈AI는 중국의 가성비 AI인 딥시크가 등장하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인수를 제안하는 등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다.
현재 영리법인 전환과 투자 유치 등 중요한 이벤트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의 향후 계획을 제시해 투자자와 직원들의 불안을 잠재우려고 하는 모습이다.
머스크 CEO는 최근 오픈AI에 인수제안서를 보내 오픈AI를 지배하는 비영리법인을 974억달러(약 141조원)에 인수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올트먼 CEO는 이런 제안을 바로 거절했지만, 이는 영리법인 전환을 앞둔 오픈AI의 이사회를 흔들기 위한 목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제안을 받은 이상 오픈AI 이사회는 974억달러 이상으로 비영리법인의 가치를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영리법인 전환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오픈AI는 이날 자사가 개발하는 AI의 방향을 결정하는 모델 스펙을 업데이트한다고 밝혔다.
오픈AI는 이를 통해 기존에는 답변을 회피했던 정치적이고 민감한 주제들에 대해서 이를 논의해 보자는 식으로 답변하도록 바꾼다.
또한 성인 모드를 선택할 수 있어서 적당한 수준의 성인 콘텐츠를 허용하며, 딥페이크나 리벤지 포르노 같은 내용을 금지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챗GPT가 사용자의 의견에 동의하는 이른바 'AI 아첨'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허한 칭찬보다는 진실된 답변이 사용자를 더 만족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오픈AI의 이런 정책 변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들어 변화된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AI에 대한 규제가 강화됐던 조 바이든 행정부와 달리 트럼프 행정부는 AI 규제를 없애고 표현의 자유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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