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가물량공세에 속수무책”...동남아 석권하던 日자동차도 위기감

[그래픽=챗GPT]
동남아시아 자동차 시장에서도 중국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2019년 대비 지난해 중국 자동차업체의 점유율은 아세안 주요 6개국중 5개국에서 눈에 띄게 증가했다.

BYD(비야디)를 필두로 가성비와 물량을 앞세워 점유율을 늘려가는 중인 중국 전기차(EV)업체들은 출시 차량 종류도 확대하고 있다.


기존에 동남아에서 높은 점유율을 자랑하던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중국 업체들에게 점유율을 잠식당하며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동남아 신차 시장은 연간 약 350만 대 규모다.

미국 시장의 4분의 1 수준이지만, 점유율 1위를 유지해온 일본 자동차 업체들로서는 가격결정권을 주도해온 “효자 시장”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최근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점유율 하락이 계속되면서 동남아 시장에서의 수익 감소가 EV 등 차세대 차량 개발에 필요한 자금 확보에도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중국 EV 공습에 대응해 관세 인상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중국 업체들로 하여금 동남아 시장 공략에 더욱 집중하게 만드

동남아서 中업체 점유율은 상승, 日은 감소
닛케이가 미국 마크라인즈, 각국 업계 자료 등으 집계한 결과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인도네시아에서 2024년 6%로 2019년 대비 4%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태국과 말레이시아에서도 지난해 11월 시점기준 각각 12%, 23%로 2019년 0%, 17%수준에서 눈에 띄게 점유율이 늘었다.

싱가포르와 필리핀에서도 마찬가지다.


반면,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점유율은 2024년 인도네시아에서 2019년 대비 6%포인트 하락해 89%에 그쳤다.

태국과 말레이시아에서도 지난해 11월 시점기준 각각 11%포인트 하락한 76%, 4%포인트 하락한 73%였다.


가격 경쟁력 앞세워 공세 높이는 중국 전기차
BYD가 지난해 7월 내놓은 EV 미니밴 ‘M6’는 유사 차종인 도요타 하이브리드 ‘키잔 이노바 제닉스’ 보다 20% 가량 저렴하다.


지난해 부터 인도네시아 시장에는 BYD와 베이징 자동차 등 중국 업체들이 잇달아 진출하면서 전기차 라인업을 기존 소형차에서 미니밴과 SUV 등으로 확장했다.

중국 업체들은 하이브리드차와 비슷한 가격에 전기차를 출시하며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전기차 가격의 40%를 차지하는 배터리를 낮은비용으로 제조·조달하고 있는데, 보조금과 더불어 자국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닛케이는 “출시 후 1~2년 정도의 최신 모델을 동남아에 선보이면서 스마트폰 연동 기능과 고급스러운 내부 디자인 등으로 일본업체들과 차별화된 매력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남아서도 EV 시장 확대...日업체도 구조조정중
중국 업체들은 동남아 각국에서 EV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를 누리고 있다.

영국 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태국 시장에서 EV가 차지하는 비율은 2023년 10%에서 2030년 18%, 2035년에는 27%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은 다양성 EV 라인업을 강점으로 EV화가 어렵다고 여겨지는 픽업트럭 시장에서도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BYD는 조만간 EV 픽업트럭 ‘샤크’를 내놓을 계획이다.


EV전환이 늦은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공급망 재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태국에서는 닛산이 방콕 인근 의 공장 2곳 중 1곳의 생산을 2025년 9월까지 중단하고 1000명 규모의 인력 감축과 재배치를 할 계획이다.


혼다는 태국 공장 2곳을 통합해 생산 능력을 50% 이하로 줄일 예정이고 스즈키는 태국 생산시설을 철수하기로 했다.


닛케이는 “동남아 시장에서 일본 업체들의 판매량은 여전히 중국 업체들을 크게 앞서고 있는 상황이나, 급속히 세를 키우고 있는 중국 업체들에 대응하지 못하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 며 “EV 확충을 중심으로 전략 변화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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