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따르라”…금리인하 선봉장 자처한 트럼프, 빈살만과 통화도 했다는데

“사우디에 유가인하 요구할것”
트럼프, 빈살만과 전화 통화

고유가 내려 인플레 완화
금리인하 걸림돌 제거 포석
28~29일 FOMC 회의 주목

기업들 향해 관세폭탄 경고
“미국에 와서 제품 만들라”

[사진 =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화상연설에서 “전 세계적으로 금리가 내려가야 한다.

금리는 우리를 따라야 한다”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공개 압박했다.

이에 따라 오는 28~29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사우디아라비아와 석유수출기구(OPEC)에 유가 인하를 요구하겠다며 이로 인해 유가가 하락하면 금리를 즉시 내리라고 요구하겠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가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연준은 지난해 9월과 11월, 12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지난해 9월에는 0.5%포인트를 인하하는 ‘빅 컷’을 단행했으며, 11월과 12월에는 각각 0.25%포인트를 낮췄다.


하지만 당초 시장에서는 올해 1월부터 이러한 연준의 금리 인하 기조가 끝날 것으로 예상했다.


잠재적인 인플레이션 위협 때문이다.

지난 8일 공개된 지난달 FOMC 회의록에는 “통화정책 전망을 논의하며 참가자들은 위원회가 통화정책 완화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하거나 이에 근접했다고 판단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에 일어날 이민·무역정책 변화가 향후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기록됐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이달 초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5년 전미경제학회(AEA) 연례총회에서 “연준은 경제가 실제로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어떤 추가 조치가 필요한지 평가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갖게 됐다”며 동결을 시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가 다시 시작되면서 연준 역시 고심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이날 시장에서는 의미 있는 움직임이 나타나지는 않았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뉴욕 증시 마감 무렵 4.65%로, 하루 전 같은 시간 대비 0.04%포인트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관련 발언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었던 셈이다.


금리 선물시장도 큰 반응이 없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은 오는 29일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99.5%로 반영했다.

이는 전날보다 0.6%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2025년 중 금리 인하 횟수에 대한 기대도 큰 변동이 없었다.

연준이 2025년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1회 인하할 확률을 33%로 반영해 하루 전 35%보다 소폭 낮아지는 데 그쳤다.


이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연준의 독립성 유지에 대한 의지를 보이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미칠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이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사진 = EPA 연합뉴스]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인 지난해 11월 FOMC 회견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사퇴를 요구할 경우 그만둘 것이냐는 기자의 질의에 “안 하겠다”고 답했던 바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가정한 대로 실제로 유가가 하락하고 물가상승률 둔화세가 뚜렷하다면 금리 인하에 대한 압박은 가속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통화를 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백악관은 “두 정상은 중동 지역의 안정을 도모하고 지역 안보를 강화하는 동시에, 테러와 싸우기 위한 노력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빈살만 왕세자는 향후 4년 동안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제 경제에 대한 야심,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상호 번영을 위한 무역이나 기타 협력 기회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통신은 빈살만 왕세자와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 사실을 전하면서, 빈살만 왕세자가 투자와 무역 확대에 4년간 6000억달러(약 860조원)를 투자할 의향을 밝혔다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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