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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직 대학운동선수들이 지난 2023년 1월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컨벤션에서 트랜스젠더 선수의 대회 출전을 허용한 NCAA 규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 = AP연합뉴스] |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트랜스젠더가 운동 경기 여성 종목 출전을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1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 하원은 ‘스포츠 여성과 소녀 보호법’을 찬성 218표 대 반대 206표로 처리했다.
트랜스젠더 선수의 여성 대회 참가를 막기 위해 ‘타이틀 9’을 개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타이틀 9’은 정부 재정이 투입되는 프로그램이나 활동에서 성별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제 타이틀 9을 운동 경기에 적용할 경우 출생 당시 생식기관과 유전자가 기준이 된다.
생물학적 여성을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다.
앞서 수영 선수 리아 토머스가 남자 성기를 달고 대학수영대회 여자 자유형 500야드 종목에 참가해 우승을 차지하면서 논란이 확산했다.
토머스는 2017년 남성팀에서 활동하다 2021년 여성팀으로 옮겼다.
그는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추는 호르몬 치료를 받아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가 정한 여자 대회 출전 조건을 충족했다.
그러나 이미 남성으로 신체 발달이 끝난 상태이기 때문에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춘다고 여성이라는 인정을 받는 것이 공정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은 “우리는 성경과 자연을 통해 남자는 남자이고 여자는 여자이며, 남자는 여자가 될 수 없고 여자는 남자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트랜스젠더 운동 선수의 경쟁 제한은 적절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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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젠서 수영선수 리아 토머스가 지난 지난해 3월 17일 전미대학체육협회(NCAA) 여자 수영 자유형 500야드 종목에서 우승했다. 남자부에서는 400위 안팎의 기량을 지닌 선수였다. [사진 = 연합뉴스] |
민주당에서는 하원의원 두 명만 이 법안에 찬성했다.
성소수자(LGBT) 인권을 중시해 온 민주당은 트랜스젠더 선수가 자신이 여성이라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강압적인 신체검사를 받거나 사생활을 침해받을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반대해 왔다.
그러나 공화당 의원 전원과 민주당 의원 두 명의 주도로 법안 가결이 이뤄졌다.
공화당 소속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 기간 트랜스젠더 선수들의 경기 참여를 제한하는 법을 제정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하원을 통과한 이 법안이 상원에서도 가결되면 오는 20일 취임하는 트럼프 당선인이 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상원에서도 이 법안이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공화당의 상원 의석이 53석으로 민주당의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할 정도에 미치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려면 60석을 채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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