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 확충 자금조달 나섰지만
업황 불투명에 몸값 인정 ‘난항’

[사진=연합뉴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을 뚫고 이차전지 관련 기업의 증시 입성 도전이 계속되고 있다.

상당수가 설비 확충을 위한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하지만, 시장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 분위기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차전지 공정용 소재 기업 대진첨단소재가 최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대진첨단소재는 배터리 셀 이물 방지와 정전기 관리, 화재 방지에 필수적인 대전방지 부품을 주력으로 한다.


대진첨단소재는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약 327억~390억원을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공모자금은 북미법인 생산시설 증축에 집중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회사는 LG에너지솔루션, 현대자동차, 테슬라 등을 고객으로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차전지 검사장비 기업 피아이이도 지난 11월 말 증권신고서를 내고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들어갔다.


2018년 설립된 피아이이는 이차전지 공정별로 불량을 판별해내는 영상처리 기술을 개발했다.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 3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피아이이는 지난해 하나금융스팩25호와 합병 상장에 도전했다 무산된 이후 이번엔 직상장에 나섰다.


당시 4000억원에 달하는 몸값을 꺼내들었지만 고평가 논란이 일었다.

이번 공모 과정에서도 공모가 희망범위 상단 기준 2723억원에서 1791억원까지 몸값을 낮춰잡았다.


이차전지 전극공정 기업 케이지에이도 최근 한국거래소로부터 삼성스팩9호와의 합병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


케이지에이는 배터리 용량과 수명 개선에 직결되는 전극공정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으로 대규모 발주에 대응할 생산능력 확대에 나선다는 목표다.


다만 목표한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상장을 철회하는 경우도 이어지고 있다.


LS그룹 전기차 충전소 자회사인 LS이링크는 최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지 4개월 만에 스스로 거둬들였다.


지난 2022년 설립된 LS이링크는 버스와 화물차 같은 대형 운수 고객에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77억원, 영업이익 13억원을 거두며 흑자전환했다.


LS이링크는 상장 후 1조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희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주력으로 하는 국내 기업 가운데 첫 상장을 노리고 있었던 만큼 유사기업 선정부터 쉽지 않으리란 전망이 제기돼왔다.


당분간 주요 이차전지 밸류체인 실적에 먹구름이 드리운 점이 부담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과 유럽 탄소배출 규제 강화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면서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완성차 업체들이 향후 전동화 전환 속도를 늦추며 단기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며 “장기적인 산업 방향성은 유지되나 중저가 신차 전기차 제품군 확장 전개와 캐즘 돌파까지는 약 2년의 공백이 생겼다고 판단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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