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북러조약에 상호 군사지원 조항 있다
옛 소련이 맺었던 조약과 사실상 같은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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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 6월 평양에서 정상회담 뒤 서명한 조약을 들어 보이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과 합동군사훈련을 펼칠 수 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신(新) 밀월 관계를 강조했다.
7일(현지시간)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발다이포럼에서 “우리도 북한과 합동군사훈련을 할 수 있다”며 “북러조약에는 상호 군사지원에 관한 제4조가 담겼다”고 말했다.
최근 러시아 상원은 북한과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비준했다.
북·러 밀착은 정당하다는 주장도 재차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소련 시절 만료됐던 조약과 비교하면 북러조약은 사실상 새로운 것이 없다”고 말했다.
1961년 양국은 자동 군사개입 조항이 담긴 ‘조선·소련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을 맺었다.
소련이 붕괴하자 러시아는 1996년에 조약을 폐기했다.
우크라이나가 미국·서방 지원을 받는 것처럼 러시아도 북한과 협력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펼쳤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해선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푸틴 대통령은 “나토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남은 블록”이라며 “우크라이나는 중립을 유지해야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인적 친분이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는 손을 내밀었다.
푸틴 대통령은 “당선을 축하하며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언젠가는 미국과 관계가 회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와 관계 회복을 모색하고 우크라이나 위기를 종식할 방안은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이 언급한 ‘종식 방안’은 우크라이나에 양보를 압박하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전선 동결 △영토 20% 할양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20년 유예 등을 우크라이나에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가 최소 20년간 나토에 가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러시아 공격을 억제할 수 있는 무기를 계속 공급하겠다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남북한처럼 전선을 동결하고 800마일(1마일은 1.6km) 비무장 지대를 설치하자는 제안도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사실상 푸틴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겨줄 수 있는 셈이다.
이를 놓고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에 고통스러운 양보를 압박하면서 푸틴과는 거래를 시도할 것”이라며 “트럼프 당선인은 퇴임 후에도 푸틴과 비밀리에 7차례 통화했었다”고 지적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에 굴복하고 양보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우크라이나로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 유럽 전체의 자살 행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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