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렜을까, 섬뜩했을까?”...트럼프 당선에 美 셀럽들의 잠못이룬 밤

미 대선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로 끝났다.

그의 수락 연설을 들어보면, 그가 어떤 사람이지가 잘 드러난다.


그의 러닝메이트 J.D. 밴스가 이번 대선에 기여한 부분을 얘기할 때를 떠올려 보자. 그는 대놓고 밴스가 자기와 적대적 언론에서도 토론을 잘했다고 추켜세웠다.


그 상황에서 슬쩍 CNN은 물론이고 NBC 등 자신과 불편한 관계에 있는 매체들을 슬쩍 언급함으로써 기쁜 상황에서도 자신이 쉽지 않은 상대임을 유감없이 내보였다.

이같은 트럼프의 저돌적인 면은 그를 지지하지 않았던 일부 연예인에들은 섬찟했을 가능성이 높다.


래퍼 카디비. 연합뉴스
그렇지만 미국은 자유의 나라 아닌가. 카멀라 해리스에 대한 공개 지지 연설에 나섰던 연예인들은 트럼프의 당선에 대해 실망을 감추지 않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래퍼 카디비다.

그는 SNS에 울상인 표정과 함께 “나는 너희들 싫어. 나빠(I hate yall bad)”라는 글을 게재했다.


반면 대놓고 트럼프를 지지한 셀럽들은 기대에 벅차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부류가 바로 라틴계 가수들이다.

최근 몇 달 동안 트럼프는 라틴계 유권자 기반을 탐냈고 실제 라틴계를 공략하는데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푸에르토리코 출신 음악가 3명의 공개 지지를 받음으로써 이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아누엘 AA와 저스틴 퀼레스는 지난 8월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 집회에서 트럼프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리키 마틴. 연합뉴스
두 사람 모두 트럼프를 칭찬했고, 아누엘은 “바이든이 푸에르토리코인들을 위해 무언가를 약속했지만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둘과 함께 니키 잼은 9월에 트럼프를 지지하기 위해 라스베이거스 무대에 오르는 모습을 보여줬다.


다만, 판을 깨는 발언도 나왔다.

찬조 연설자로 유세장에 나선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는 미국령 푸에르토리코를 ‘떠다니는 쓰레기 섬’이라고 비하했기 때문이다.


미국 내 푸에르토리코 출신은 600만 명으로 추산된다.

1898년 미국·스페인 전쟁 이후 미국 영토로 편입된 미 자치령인 푸에르토리코는 미 대통령에 대한 투표권은 없다.

하지만 푸에르토리코 출신들이 많은데다 멕시코와 함께 라틴계의 대표로 적지 않은 영향력이 가졌다.


물론 모든 푸에르토리코 출신 가수들이 트럼프를 지지한 것은 아니다.

‘리빙 라 비다 로카(Livin’ La Vida Loca)‘로 알려진 리키 마틴의 경우 해리스의 마지막 유세까지 참여해 공연을 했다.


앞서 테일러 스위프트는 지난 9월 10일 미국 대선 토론 방송 이후 공식 계정에 “해리스가 권리와 대의를 위해 싸우고 그들을 옹호할 전사가 필요하다 믿기 때문에 해리스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에 트럼프는 폭스뉴스를 통해 “나는 테일러 스위프트 팬은 아니었다”며 “스위프트가 항상 민주당을 지지하는 듯 보이는데, 아마도 시장에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대응했다.

덧붙이자면 스위프트의 앙숙 래퍼 칸예 웨스트는 트럼프를 지지했다.


연예인들도 있지만 사업이나 자신의 영역에 대한 이익 때문에 트럼프를 지지한 부류도 있다.

대표적으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그런 경우다.


그는 트럼프 당선이 유력해지자 X(옛 트위터)에 “미래는 환상적일 것”이라고 썼다.

실제 트럼프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보조금 폐기를 공언했다.

IRA가 폐기되면 현대차·기아가 미국에서 생산하는 차량에 대한 보조금이 사라질 것이다.

머스크 입장에선 경쟁사들과 출혈 경쟁도 사라지는 것이다.


민주당의 정책에 한이 맺힌 사람들도 있다.

바로 우주와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1969년 아폴로 11호에 탑승해 닐 암스트롱과 함께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디딘 버즈 올드린은 94세의 고령에도 트럼프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버즈 올드린. 연합뉴스
올드린은 “트럼프 대통령의 첫 번째 임기 동안 미국은 우주에 대한 관심이 다시 활성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수년 동안 우주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접근 방식은 때때로 나를 실망하게 했다”고 밝혔다.

현 민주당 정부의 우주 정책에 대한 불만을 나타낸 것이다.


머스크는 우주에 대한 관심이 낮았던 민주당 정부 시절 스페이스X를 샌프란시스코에서 꿈꿨다.

그는 스페이스X 본사를 텍사스로 옮기면서 샌프란시스코의 치안과 좌편향 정책을 강하게 비판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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