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발표된 미국의 위축된 일자리 통계가 오히려 미국 경제가 탄탄하다는 시장 심리를 강화시키는 효과를 낳고 있다.
연속된 허리케인과 대규모 파업 여파로 고용 지표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된 것에 대해 다른 지표에서 양호한 기업 실적과 소비 심리가 계속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내놓은 10월 미국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1만2000명 증가했다.
2020년 12월 이후 가장 작은 증가폭이며, 블룸버그 전망치(10만명)를 크게 하회했다.
그러나 10월 일자리 증가폭이 허리케인 헐린·밀턴 여파와 보잉 노조 파업 영향을 받은 왜곡된 수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농업 일자리 산출의 근거가 되는 고용주 대상 조사의 응답률이 낮다는 점도 신뢰도를 해치는 요인 중 하나다.
10월 고용주 대상 조사 1차 응답률은 7.4%로 1991년 1월 이후 최저치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두 허리케인과 보잉 파업을 포함해 (고용 지표에) 여러 왜곡이 있었다"며 "이 수치로 경제 성과를 파악하려는 시도는 어리석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국채 시장도 10월 고용 지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고용 지표가 발표된 지난 1일 4.37%를 기록해 전 거래일(4.28%) 대비 9bp(1bp는 0.01%포인트) 상승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0월 지표를 고용 시장 냉각으로 받아들여 급격한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을 기대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연준은 현재 물가와 함께 고용 지표를 금리 인하 수위 결정의 바로미터로 삼고 있다.
10월 고용 지표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미국의 탄탄한 경제 상황을 시사하는 다른 지표에 이목이 더 쏠리는 분위기다.
대표적인 지표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다.
미국 3분기 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연율 2.8%를 기록하며 2분기(3%)에서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양호한 기업 실적과 소비 심리 개선도 미국 경제를 둘러싼 낙관론에 힘을 싣는다.
소비자 심리도 살아나고 있다.
미국의 민간 경제 조사기관 콘퍼런스보드(CB)는 10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가 2021년 3월 이후 월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지수는 소비자 지출을 예측하는 선행지수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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