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반도체 전쟁의 최전선에 서면서 생산시설 유치뿐만 아니라 연구개발(R&D) 센터 건립에도 힘을 쏟고 있다.
10월 31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뉴욕주 올버니를 첫 번째 반도체 허브로 선정하고 8억2500만달러(약 1조14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버니에는 반도체 제조 역량 R&D를 위한 국립반도체기술센터(NSTC)가 처음 들어선다.
뉴욕타임스(NYT)는 "뉴욕 센터는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부품·장비에 초점을 맞춘다"며 "설계와 패키징 역량을 키우는 센터 2곳도 상무부가 추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뉴욕 센터는 올버니
나노테크단지에 설립되며 하이 NA 극자외선(EUV) 노광기를 들여온다.
하이 NA EUV를 도입한 공공 연구기관은 전 세계에 2곳뿐이다.
미국은 올버니에서 반도체 기업들과의 R&D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NYT는 "올버니
나노테크단지에서는 IBM, ASML, 글로벌파운드리 등 기업들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뉴욕에는 여러 반도체 기업이 들어왔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를 비롯해 글로벌파운드리, 울프스피드 등이 생산시설 건설·확장을 위한 예비 승인 절차를 밟았다.
미국 정부는 뉴욕에서 자국 반도체 생산량의 25%를 책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뉴욕)는 "올버니에서 수행될 연구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진보한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면 미군이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 경제와 기업도 최첨단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도 명확히 드러냈다.
뉴욕 센터 건립 배경에 반도체지원법(CHIPS Acts·칩스법)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뉴욕 센터는 미국이 혁신 최전선에서 앞장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반도체지원법은 미국이 경쟁력 있는 국가로 남도록 하는 기본 요소"라고 힘줘 말했다.
미국은 미·중, 양안(중국·대만) 갈등에 놓여 있는 대만을 지원하면서도 반도체 산업에서는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엔비디아 인공지능(AI) 칩을 독점 생산하는 기업이 대만 TSMC이라는 점이 뼈아픈 대목이다.
대만 경제는 용(龍)처럼 비상하고 있다.
연합보와 타이베이타임스 등에 따르면 대만 주계총처는 올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작년 동기보다 3.97% 늘었다고 밝혔다.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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