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K방산에 지겠네”…이탈리아, 車 지원금 줄이고 방산 투자

伊, 전기차 지원금 7조원 삭감하기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방산 특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K방산이 유럽 안방을 침공하자 이탈리아가 전기차(EV) 지원금을 줄이고 방산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2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정부는 자동차기금 46억유로(약 6조9000억원)를 삭감하고 방산 투자액을 늘리는 2025년도 예산안을 발표했다.

이탈리아 매체 일솔레24오레는 “정부는 전망이 더 좋은 방산에 예산을 옮길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전 세계적으로 EV 판매가 줄어드는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둔화)’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탈리아 정부가 방산 지원으로 초점을 맞춘 것이다.

최근 한국 방산업체들이 대규모 수출에 나서자 유럽 방산업체들도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탈리아 정부는 인건비가 저렴한 곳으로 생산거점을 옮기려는 스텔란티스와 충돌해왔다”고 분석했다.

스텔란티스는 이탈리아·미국 합작사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프랑스 푸조시트로엥(PSA)이 합병하며 출범했으나 한국·중국·일본 기업에 밀리고 있다.


반면 방산기업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성장하고 있다.

레오나르도는 독일 군수업체 라인메탈과 함께 유럽향 전차 개발에 나서기도 했다.

한국 방산기업들이 가성비를 내세우며 수출을 늘려나가자 이탈리아와 독일을 맞손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군 개혁에 82억유로(약 12조3000억원)를 쏟아부을 예정이다.

로이터는 “유럽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방위 조달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EV 지원금 삭감에 이탈리아 자동차산업협회(ANFIA)는 강도 높은 비판 성명을 냈다.

ANFIA는 “받아들일 수 없는 놀라움”이라며 “EV 전환, 유럽 시장 수요 감소, 이탈리아 내 생산 감소 등 문제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신뢰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제1야당은 산업장관 사임까지 촉구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