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車업계 구조조정 ◆
유럽 자동차 업계가 전기차 시장 경쟁에서 중국에 크게 밀리고 있지만, 전기차 전환 속도를 둘러싸고 여전히 이견을 표출하고 있다.
내년 강력한 탄소 배출 규제 시행을 앞두고 '속도 조절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원래대로 강행해 전기차 전환을 가속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29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 완성차 업체인 스텔란티스의 카를루스 타바르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열린 파리모터쇼에서 "(전기차의) 전환 기간이 길어지는 것은 큰 함정"이라며 "전환 기간이 길어지면 이전 세계(내연기관차)에 새로운 세계(전기차)가 추가될 뿐"이라고 밝혔다.
타바르스 CEO의 발언은 최근 유럽연합(EU)의 새로운 배기가스 규제 '유로7'의 시행을 연기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반대한 것이다.
환경 규제 시행을 연기하면 전기차 전환 속도가 늦어져 내연기관 차량과 전기차 양쪽에 모두 투자해야 하고, 이는 결국 업계의 수익성 악화로 귀결된다는 취지다.
환경 규제를 예정대로 시행해야 전기차 전환을 가속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반면 유럽 완성차 업계 일각에서는 역내 전기차 역량이 아직 성숙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유로7 시행을 연기하거나 규제 강도를 완화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스 디터 푀치 폭스바겐그룹 회장은 지난달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유럽의 전기차 수요가 기대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며 "탄소 배출 목표를 현실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유로7은 주행 거리 1㎞당 탄소 배출량을 95g으로 제한한다.
지난해 배기가스 규제치인 106.6g/㎞보다 10%가량 더 줄여야 한다.
업계는 유로7이 시행될 경우 2030년까지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부담해야 하는 벌금이 총 510억유로(약 76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현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