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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 베이조스 |
미국 유력 신문인 워싱턴포스트(WP)가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 사설을 준비했다가 사주인 제프 베이조스(사진)의 결정으로 철회한 이후 구독자 취소 등 혼란에 휩싸인 가운데 베이조스가 입을 열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과 사전 교감도 없었으며 언론의 신뢰도 향상을 위한 조치였다는 주장이다.
그는 28일(현지시간) WP에 ‘가혹한 진실, 미국인들은 신뢰하지 않는다’는 글을 게재하고 이번 논란에 대해 “대통령 지지는 선거의 판세를 뒤바꾸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중의 신뢰도 평판 설문조사에서 언론인과 언론 매체가 의회와 함께 신뢰의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음을 거론하며 “투표 기계는 정확하게 집계를 해야 하고, 사람들이 투표를 정확하게 집계한다고 믿도록 해야 한다”라며 “신문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정확해야 하고, 사람들이 정확하다고 믿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사가 특정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일이 선거 판세에 영향력을 주지도 않을뿐더러 “대통령 지지가 실제로 하는 일은 편견에 대한 인식을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보 성향의 WP는 1976년 이후 1988년 대선을 제외하고는 모든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올해에도 해리스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사설 초안을 작성했으나 이를 발행하지 않았는데 WP는 최근 해당 결정을 “언론사 사주인 아마존 창업자 베이조스가 내렸다”고 밝혀 독자들의 거센 비난이 일었다.
미국 공영 라디오 NPR에 따르면 이번 사태로 28일(현지시간) 오후까지 20만명이 넘는 WP 독자가 디지털 구독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돈을 내고 종이 신문이나 디지털 신문을 보는 WP 독자 총 250만명 중 약 8%에 해당한다.
베이조스 소유주는 그러나 해당 글에서 WP가 특정 후보 지지 사설을 중단한 것은 따라서 원칙적이고 올바른 결정이라며 “대선 후보 지지를 거부하는 것 자체만으로 언론 신뢰도를 크게 끌어올릴 수는 없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의미 있는 조치”라고 거듭 항변했다.
또한 사설 중단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연계된 것 아니냐는 항간의 의혹에 대해 “어떤 종류의 대가도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다.
캠페인이나 후보자 어느 쪽도 이번 결정과 관련해 상의하거나 통보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WP에 자신이 그 어떤 사적 이익도 앞세우지 않았음을 밝히며 “나는 WP가 (견제되지 않는) 오토파일럿으로 운영되는 것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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