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베트남·모로코와 新 밀월
英은 식민지배 배상 요구에 골머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로이터 = 연합뉴스]
전 세계를 함께 호령했던 프랑스와 영국이 ‘옛 식민지’ 국가들과 다른 관계를 맺고 있어 주목된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모로코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3일간 모로코에 머무르며 무함마드 6세 국왕, 아지즈 아크하누슈 총리를 만날 예정이다.


모로코 왕실도 “이번 국빈 방문은 다차원적으로 양국 관계를 강화하려는 열망과 뿌리 깊고 견고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프랑스가 서사하라 분쟁을 놓고서 모로코를 지지하면서 양국 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1975년 서사하라가 스페인의 식민 지배에서 벗어나자 모로코와 독립운동 세력이 분쟁을 벌여왔다.

독립운동 세력인 폴리사리오가 알제리 지원으로 1976년에 사하라아랍민주공화국을 세우며 영유권 분쟁이 격화됐다.


AP통신은 “프랑스가 중재국 입장에서 벗어나 모로코를 지지하게 되면서 양국이 가까워졌다”고 분석했다.

프랑스는 1912년부터 1956년까지 44년간 모로코를 지배한 바 있다.

44년 식민 지배라는 역사에도 양국이 맞손을 잡은 것이다.


배경은 역시 ‘경제 협력’이다.

AP통신은 “모로코는 아프리카에서 프랑스 투자가 가장 많이 이뤄지는 국가이자 가장 큰 무역 파트너”라며 “모로코는 프랑스산 곡물뿐 아니라 무기와 에너지 인프라 등을 수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는 베트남과의 100년 묵은 구원(舊怨)도 씻어냈다.

지난 10일 또 럼 베트남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이 마크롱 대통령과 마주 앉았다.

양국은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를 맺었다.

식민 지배를 당했던 베트남은 중국을 견제하고자 자국 항구에 프랑스 군함이 정박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반면 영국은 영연방(Commonwealth) 이탈이 이뤄지지 않을까 노심초사 바라보고 있다.

호주에선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호주를 방문하면서 ‘공화제 전환론’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도 “호주는 호주인을 국가원수로 가져야 한다”며 공화국 차관보 직제를 신설한 바 있다.


영국은 노예무역·식민 지배 배상 요구에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남태평양 도서국 사모아에서 열린 영연방정상회의(CHOGM)에서도 영국에 배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국왕이 반성 의지를 표명하긴 했지만 정부는 공식 사과·배상에는 선을 그었다.


특히 영국은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며 경제적 매력도 잃어가고 있다.

그나마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영연방 구심점 역할을 해왔으나 서거 이후에는 옛 식민지들이 이탈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늘의 이슈픽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