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韓기업 반도체 보조금에 숨통 트였는데”...트럼프 되면 취소할수도

[사진 = AP 연합뉴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아직 구체적인 세부 계획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미국의 반도체 정책은 현재의 방향을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미국 등 동맹국 반도체 생산 역량을 강화하는 자금 지원에 중점을 두고, 외국과 자국 기업이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확대할 수 있도록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새로운 반도체 생산 시설의 설립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미국 내 반도체와 관련 부품 생산도 많이 증가시킬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 행정부는 반도체법을 유지하며 보조금과 세금 혜택을 통해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이 미국에서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다.

삼성전자와 TSMC 같은 기업들은 이러한 혜택을 통해 미국 내에서 공장을 확장할 가능성이 크며,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공급망 안전성 확보가 가능하겠다.


또한, 해리스는 ‘우호적 아웃소싱(friend-shoring)’ 전략을 추진해 한국과 같은 동맹국들이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확대하도록 장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적대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보호무역주의적인 접근을 취할 공산이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반도체법을 불필요한 세금 낭비로 보고 이를 폐지할 수도 있다.


대신, 그는 미국 내 반도체 제조업체들에 대한 세금 감면을 통해 더 유리한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외국에서 생산된 모든 반도체에 대한 관세를 부과해 미국 제조업체들을 보호하려 할 수 있으며, 이러한 공격적인 조치는 국제 관계에 긴장을 초래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단기적으로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할 것이다.

그는 또한 대만의 반도체 산업이 미국의 산업을 “훔치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으며, 한국에 대해서도 유사한 비판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중국의 반도체 공급망 지배에 대한 위협에는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접근 방식이 다르다.


해리스 부통령은 동맹국들과 협력을 강화해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 할 것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관세와 무역 장벽을 통해 중국에 대한 공격적인 조처를 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에 새로 건설한 반도체 공장에 대해 반도체법 보조금으로 64억달러(약 8조 7600억원)를,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에 예정된 반도체 패키징 시설을 위해 4억5000만달러(약 6200억원)를 지원받는다.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고 아직 할당되지 않은 보조금이 남아 있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회수하려 들 것이다.

이는 한국 반도체 기업에 큰 위협이다.


반면, 해리스 행정부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므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이를 기반으로 미국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한국 기업들은 반도체 산업 지형이 크게 변화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두 대선 후보 모두 인공지능(AI) 경쟁에서 미국을 선두에 두려 할 것이며, AI를 국가 안보 문제로 간주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미국 내 반도체 제조 능력을 더욱 확충하려는 인센티브가 생길 것이며, 이는 이미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하위 제조업체들의 압박을 받고 있는 한국 반도체 업체들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매경-율촌-BGR 공동기획
[프랭크 애런스 BGR 애널리틱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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