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의 절세를 위해 만들어진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해외로 자금이 유출되는 경로로 오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21일 자본시장연구원은 ‘한국과 일본의 ISA 현황과 과제’ 보고서를 발간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ISA 제도를 대폭 개편하며 자본시장 수요 기반 확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내년 1월부터는 ISA 납입한도와 비과세 한도를 대폭 확대하고 국내투자형 ISA를 신설한다.

특히 최근에는 ISA 가입자 수와 가입금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제도가 안정화하고 있다.


실제로 2024년 8월 말 기준 가입금액은 30.2조원, 가입자 수는 564.6만 명에 달한다.

이는 2021년 2월 중개형 ISA 도입 당시 대비 각각 4.7배, 2.9배 증가한 수치다.


중개형 ISA를 통한 투자가 세제 측면에서 매우 유리했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이후 20대 주식투자 인구 급증 등의 영향으로 중개형 ISA를 중심으로 가입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전체 가입자 중 중개형 ISA 가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83.1%에 달했으며, 중개형 ISA는 국내 주식(39%), ETF(33%), 펀드 5%, 채권 7%, 파생결합증권 4% 등으로 운용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ISA 계좌에 유입된 자산의 일부가 해외투자로 유출되고 있어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중개형 계좌에서 해외 ETF 등의 상장펀드 비중이 2022년 말 4.4%에서 2024년 8월 말 25.9%로 5배 이상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국내상장주식의 비중은 53.7%에서 38.6%로 감소했다.


정부는 ISA 제도를 통해 국내 증시 투자를 유도하고자 하지만,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경우 정책 목표 달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세법 개정 취지에서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부동산 투자수요를 국내 주식시장으로 유도하기 위해 국내투자형 ISA에 금융소득 종합과세자 가입을 허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보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번 정부의 ISA 개편을 계기로 유입된 개인투자자금이 국내 증시의 장기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정비 노력이 필요하다”며 “현재 추진 중인 밸류업 프로그램 등 국내 증시 투자환경 조성 노력과 함께 국내 증시로 유입된 투자자금이 장기투자로 이어질 수 있는 제도 등을 추가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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