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골드만삭스 2019년 출시한 카드
소비자 분쟁 수만건 제대로 처리 않고
무이자 할부 혜택 정보도 잘못 전달해
애플과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공동으로 진행한 신용카드 사업에서 소비자 보호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수십만 명에게 피해를 준 사실이 미국 금융당국에 적발돼 8900만달러(약 1228억원)의 벌금과 과징금을 물게 됐다.
2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미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은 2019년 양사가 공동으로 출시한 ‘애플카드’ 사업 과정에서 애플이 카드 거래와 관련한 소비자 분쟁 수만건을 골드만삭스에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다고 이날 밝혔다.
골드만삭스도 전달받은 분쟁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연방법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 외에도 골드만삭스는 분쟁 고객에 대한 환불을 지연하거나, 부당하게 신용 보고서 정보를 훼손했다고 CFPB는 설명했다.
골드만삭스 이사회는 분쟁 조정 시스템이 기술적 문제로 완전히 준비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양사는 카드 사업을 강행했다고 WP는 전했다.
애플 기기를 애플카드로 구매할 때 받는 무이자 할부 혜택에 대해서도 잘못 알려 피해를 준 사실도 드러났다.
고객들은 구매 시 자동으로 무이자 할부 혜택을 받는 것으로 믿었지만, 실제로는 애플 웹브라우저를 이용해 온라인으로 구매할 때만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골드만삭스는 벌금으로 4500만달러(약 621억원)의 벌금을 내고 최소 1980만달러(약 273억원)를 고객에게 보상금과 배상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골드만삭스는 연방법 준수와 관련해 믿을만한 계획을 내놓기 전까지는 신규 신용카드 출시도 할 수 없게 됐다.
애플의 벌금 규모는 2500만달러(약 346억원)다.
로힛 초프라 CFPB 국장은 “양사가 애플카드 사용자에 대한 법적 의무를 위법적으로 피했다”라며 “빅테크와 월가 대기업이 연방법에서 예외인 것처럼 행동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는 “애플카드 출시 이후 기술과 운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지런히 노력해 왔으며, 이미 피해를 본 고객에게는 조처를 취했다”라며 “CFPB와 합의에 도달하게 돼 기쁘다”는 입장을 내놨다.
애플은 “애플의 행위에 대한 CFPB의 묘사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합의에 따라 조정했다”고 밝혔다.
애플과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11월 향후 12~15개월 이내에 애플카드 제휴 계약을 종료하기로 합의했다.
애플은 새로운 카드발급 기관을 물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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