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면서 은행권의 수신 금리 인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반면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정책 기조에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오르면서 은행 예대금리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예·적금 금리를 낮췄다.

농협은행의 경우 거치식 예금 금리를 0.25~0.40%포인트 하향 조정했고, 적립식 예금 금리는 0.25~0.55%포인트 낮췄다.

청약예금과 재형저축 금리도 0.25%포인트씩 인하했다.


우리은행도 이날부터 '우리 퍼스트 정기적금'(12개월)의 기본 이율을 2.2%에서 2.0%로 0.2%포인트 낮췄다.

우리은행은 25일부터는 신용대출 갈아타기 상품의 우대 금리를 1.0~1.9%포인트 축소할 방침이다.


지방은행도 수신 금리 조정에 돌입했다.

BNK부산은행은 지난 18일부터 주요 수신 상품 금리를 최대 0.35%포인트 낮췄다.

BNK경남은행도 'BNK주거래우대 정기예금'(12개월)의 기본 이율을 3.20%에서 2.95%로 인하했다.


은행들이 연이어 수신 금리를 낮추는 것은 기준금리가 내린 데 따른 조치다.

통상 은행들은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수신 금리를 낮춘다.

앞서 한은은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연 3.5%에서 3.25%로 하향 조정했다.

2021년 8월 이후 38개월 만의 인하였다.


그러나 수신 금리와 달리 대출 금리는 꺾이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로 은행들이 대출 금리 인하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날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은행채 5년물)는 3.71~6.11%다.

지난달 말(3.64~6.15%)과 비교하면 하단이 0.07%포인트 올라갔다.


대출 금리는 오르고 수신 금리는 내리면서 은행 예대금리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이에 은행이 '이자 장사'를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데, 은행권에서는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해 수신 금리를 단계적으로 조금씩 낮추는 방안도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이후 대부분의 시중은행이 수신 금리를 낮추는 것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예대금리차 확대로 인한 비판을 고려해 여러 차례 소폭씩 인하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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