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위 인사들이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론에 힘을 싣고 있다.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세를 이어나가는 등 시장에서도 향후 연준이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대신 스몰컷(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을 단행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분위기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연준 내 매파로 분류되는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증권·산업·금융 시장 협회 연례 회의 연설에서 "경제가 예상하는 대로 발전한다면 정책금리를 점진적으로 정상 또는 중립 수준으로 낮추는 전략이 위험을 관리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기준금리를 5.25~5.5%에서 4.75~5%로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했다.


그러나 이후 발표된 고용보고서에서 탄탄한 미국의 고용 시장이 확인되며 빅컷의 필요성은 약화됐다.

로건 총재의 이날 발언은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하해야 고용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다른 연준 인사들도 금리 인하 속도 조절론을 주장하고 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이날 위스콘신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현재로서는 향후 몇 분기 동안 중립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더 완만한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며 "연준이 빠르게 움직이려면 노동 시장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증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프리 슈밋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지역 행사에서 "금리 인하는 신중하고 점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채권 시장도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예상하는 분위기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4.19%로 전 거래일 대비 11bp 올랐다.

지난 7월 26일(4.2%) 이후 약 3개월 만에 최고치다.

리서치 전문 투자운용사인 CFRA리서치의 샘 스토벌 수석 투자전략가는 "국채 금리 상승은 경제 성장 속도가 너무 빠르고 고용이 탄력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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