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경제가 물가 안정과 완만한 성장세에 힘입어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기업·소비자 심리는 미국 대선, 지정학적 혼란 등 이유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간) 미 브루킹스연구소가 파이낸셜타임스(FT)와 함께 내놓은 '글로벌 경제 회복 추적 지수(타이거 지수)'에 따르면, 주요국의 실제 활동 지수는 상승세를 보였지만 신뢰 지수는 하락했다.
브루킹스연구소는 "글로벌 경제 성장은 탄력을 받고 있지만, 이는 주로 미국 경제의 호조에 힘입은 것이어서 여전히 약하고 분열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과 소비자 신뢰는 전 세계적으로 취약하다"며 "이는 많은 국가의 불안정한 경제 전망과 정치적 불확실성, 주요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정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제 활동 지표는 개선됐지만 기업과 소비자 신뢰도는 크게 하락해 장기 평균보다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는 내수와 노동 시장이 견조한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점진적으로 하락해 연착륙이 분명해졌다고 브루킹스연구소는 밝혔다.
그러나 양호한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신뢰도는 악화돼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으며, 이는 대선이라는 정치적 변수와 맞물려 경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유로존의 독일·프랑스 경제는 어려운 상황을 겪으면서 기업과 소비자 심리도 급락했다.
독일 경제는 높은 에너지 비용, 중국과의 수출 경쟁 심화로 흔들리고 있으며, 프랑스 경제는 정치적 불안정성과 심각한 재정 문제에 직면해 있다.
중국 경제도 최근 당국이 여러 경기 부양책을 내놨지만 민간 부문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면서 기업 투자와 내수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일본 경제의 경우 상황이 좋은 편이지만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 소비 부진은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공공 부채의 위험도 더 크게 부각되면서 민간 부문 심리 악화에 영향을 끼쳤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공공 부채가 올해 말까지 사상 처음으로 100조달러(약 13경7690조원)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93%에 달한다.
브루킹스연구소는 각국 정부가 기업과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면서 공공 재정을 양호한 상태로 통제하는 한편, 생산성과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효율적으로 자원을 투입해야 경제 성장을 도모하는 동시에 시장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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