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도도 대통령 장남도 부통령 취임
내년부터 8300만명 무상급식 실시
“재정 건전성에 악영향” 우려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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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조코 위도도 전 대통령이 자카르타에 있는 의회에서 열린 제8대 인도네시아 대통령 취임식장에 앉아 있다. AFP연합뉴스 |
지난 2월 인도네시아 대선에서 압승을 거둔 지 8개월 만에 프라보워 수비안토(73)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인도네시아 제8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20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인도네시아를 이끌 프라보워 대통령은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의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무슬림 성서인 코란에 대한 선서를 한 뒤 자신을 뽑지 않은 유권자를 포함해 모든 인도네시아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전임 조코 위도도 대통령도 취임식에 참석한 가운데, 그의 장남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37)도 같이 부통령 취임 선서를 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에 부정부패 등 해결해야 할 내부 문제가 있다며 “우리 국민과 아이들이 영양실조 상태라는 사실을 알고 있느냐”라며 “ 많은 사람들이 좋은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있고, 많은 학교가 방치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이 모든 문제들을 용기 있게 바라보고 해결해야 한다”라며 자신이 이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모든 아동과 임산부 등 8300만명에게 무상급식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무상급식은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무상급식에는 연간 약 280억달러(약 38조3000억원)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세계은행(WB)과 무디스·피치 등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무상급식이 인도네시아 재정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 대국인 인도네시아의 성장률을 현 연간 5%에서 향후 2~3년 안에 8%로 높이고, 기업 친화적 정책을 유지해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취임식에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우리 정부 대표로 참석했다.
인도네시아의 주요 무역 파트너인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러시아,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등 40여개국에서 온 정상과 고위급 대표들도 자리했다.
1951년 자카르타에서 태어난 프라보워 대통령은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모두 정부 고위직을 지낸 엘리트 가문 출신이다.
1970년 당시 엘리트 코스였던 인도네시아 육군사관학교에 들어가 군인이 됐고, 동티모르 독립운동을 강경 진압하며 당시 철권 독재 통치를 하던 수하르토 대통령의 눈에 들어 그의 딸과 결혼(이후 이혼)까지 했다.
수하르토의 오른팔로 활동하며 군 요직을 맡은 그는 파푸아와 동티모르 등에서 반정부 세력을 학살하고 민주화 운동가들을 납치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 일로 1998년 불명예 제대했지만 기소되지는 않았다.
해외에서 망명 생활을 하다 2000년대 초 귀국해 사업가로 변신한 그는 정치에 투신해 2008년 그린드라당을 창당했다.
이후 2014년과 2019년 대선에 나섰지만 조코 위도도 전 대통령에 밀려 낙선했다.
하지만 2019년 조코위 정부 국방부 장관으로 합류했고, 지난 2월 대선에서는 조코위 전 대통령의 장남인 라카를 러닝메이트로 지명해 3번째 도전 만에 당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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