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탄생 과정에서 정자와 난자가 어떻게 융합되는지는 오랫동안 미스터리로 남아있었는데, 이를 설명해주는 새로운 과학적 단서 나왔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비엔나 분자병리학 연구소의 안드레아 파울리 연구팀은 “우리가 알 수 있는 한 모든 척추동물에서 근본적인 메커니즘을 발견했다”고 과학 저널 셀(Cell)을 통해 밝혔다.
연구팀은 제브라 피쉬, 쥐, 인간 등의 세포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수정 과정에서 정자가 열쇠, 난자가 자물쇠처럼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정자의 세 가지 단백질이 결합해 일종의 열쇠를 만들어 난자의 잠금장치를 해제한다는 사실을 연구팀은 발견했다.
연구팀은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모델인 알파폴드를 사용해 정자와 난자 사이에서 최초의 분자 연결을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새로운 단백질을 식별하는 데 성공했다.
‘알파고의 아버지’인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와 존 점퍼 연구원은 ‘단백질 설계 예측’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기존에도 과학자들은 정자 표면과 난자막에 있는 두 가지 단백질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정자와 난자가 서로를 인식할 수 있도록 어떻게 협력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정자가 난자에 부착된 후 실제로 어떻게 난자 내부에 들어가는지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불임을 더 잘 이해하거나 새로운 피임 방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네소타 대학교의 유전학 및 세포 생물학 전문가인 데이비드 그린스타인은 “이 연구는 특히 남성 피임약 개발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밝혔다.
또 “연구 결과는 올해 노벨 화학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