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평가손실로 역대급 적자
석유 수요 부진에 주가도 뚝
올해 3분기 정유업계의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상장한 정유 종목들의 적자 규모가 1조원에 이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몇 년 새 최대 규모 적자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과 함께 석유 수요 예측도 줄어들며 유가 반등도 노리기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정유 4사 중 상장사인
SK이노베이션과
S-Oil의 올해 3분기 실적 전망치는 최근 한 달 동안 급격히 낮아졌다.
증권사 컨센서스를 보면
SK이노베이션은 매출 18조1928억원, 영업이익 –3487억원으로,
S-Oil은 매출 9조637억원, 영업이익 –2775억원으로 집계됐다.
양사의 적자 규모만 합해 1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 상태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14일 낸 리포트에서 올해 3분기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은 –5390억원,
S-Oil의 영업이익은 –3872억원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윤 연구원은 정유사업만 보면
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 부문에서 –4702억원,
S-Oil의 정유사업 부문 –5275억원 등 적자가 날 것으로 내다봤다.
양사의 적자 규모를 합하면 –9977억원에 달한다.
S-Oil은 2020년 1분기 이후,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정유사업 적자 예상치다.
이 같은 부정적 전망은 3분기 유가 하락 등에 따른 영향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7월 초 83.88달러까지 올랐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9월 들어 하락세를 보이며 65.75달러까지 내려갔다.
원유를 사 온 시점과 정유 제품을 파는 시점의 원유 가격 차이가 생기면 파는 시점의 원유 가격을 반영하는데, 이로 인해 재고자산평가손실이 생기는 역래깅 효과를 고려한 것이다.
그나마 오름세를 보이던 유가도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수요 추산치를 줄이면서 다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OPEC은 14일(현지시간) 올해 원유 수요 증가 폭을 하루 200만배럴에서 190만 배럴로, 내년 증가 폭도 170만 배럴에서 160만배럴로 하향 조정했다.
보고서 발표 후 WTI는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전일 대비 2.29% 줄어든 73.8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OPEC의 수요 하향 전망의 영향으로
SK이노베이션과
S-Oil의 주가는 이날 모두 2% 이상 하락세를 보였다.
SK이노베이션은 전일 대비 2.77% 떨어진 11만5900원에,
S-Oil은 3.41% 줄어든 5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4분기에는 계절적 영향 등에 힘입어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중국발 경기 부양에 따른 수요 증가로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 제품 가격에서 운영비용과 원유값 등 비용을 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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