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눈치 보는 영국…“차이잉원 前 대만 총통, 나중에 왔으면”

외무장관 방중 앞둔 英
의회 방문 연기 요청해

차이잉원 전 대만 총통 <대만 중앙통신사·연합뉴스>
차이잉원 전 대만 총통이 체코·벨기에·프랑스 순방에 나섰지만 영국 방문 일정은 뒤로 미루게 됐다.


12일(현지시간) 가디언,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외무부가 차이 전 총통에게 의회 방문 일정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다.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의 방중(訪中) 일정을 앞두고 갈등을 빚지 않기 위해서다.


가디언은 “영국·대만 전당의원모임(APPG)이 차이 전 총통을 의회에 초대하려 했으나 외무부가 래미 장관 방중이 무산될 수 있다고 밝히면서 계획이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14년 만에 집권한 노동당이 중국과 관계를 회복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통신사(CNA)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차이잉원 판공실의 차이수징 대변인은 “차이 전 총통은 해외 방문을 진행하고 있으며 전체적 계획을 고려해 적절한 시기에 영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계획이 연기됐으나 영국을 방문하겠다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는 셈이다.


차이 전 총통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유럽의 대만 친구들에게 민주주의와 자유를 확고히 수호하겠다는 대만인의 굳건한 신념을 전달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순방길에 올랐다.

차이 전 총통은 체코에서 열리는 포럼 2000에 참석한다.

이어 유럽연합 본부(벨기에 브뤼셀)와 유럽의회(프랑스 스트라스부르)를 방문할 계획이다.


대만은 중국 압박을 의식해 전직 고위인사를 활용한 외교를 펼치고 있다.

라이칭더 총통도 지난 5월 취임 이후로는 한 차례도 외국을 방문하지 않았다.

이에 라이 총통을 대신해 차이 전 총통이 유럽 순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차이 전 총통의 유럽 순방을 경계하고 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독립분자가 어떤 명의로든 중국 수교국에 비공식 방문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관련국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실질적으로 지키고 대만 분열 세력에 편의를 제공해 관계를 해치는 일을 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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