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매도한 규모가 코로나19 이후 최대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11일 발표한 '2024년 9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9월 중 외국인은 상장 주식 7조3610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달 2조5009억원을 순매도한 것까지 합산하면 두 달 새 10조원 가까운 자금이 빠져나갔다.
시장별로 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7조9050억원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시장에서 5450억원을 순매수해 순매도 폭이 약간 줄어들었다.
한 달 새 외국인의 순매도 폭이 7조원대를 넘어서며 2021년 8월(7조8160억원) 이후 3년2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당시에는 국내에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고 반도체업 전망이 어두워지며 외국인들이 장기간에 걸쳐 매도세를 지속했다.
박재영 금융감독원 증권거래감독팀장은 최근 외국인 매도세에 대해 "매도된 주식 대부분은 반도체주다.
인공지능(AI)의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며 관련 종목들이 함께 하락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최근 한국은행도 '2024년 9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 자료를 통해 "글로벌 AI 산업의 성장성에 대한 불확실성,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 등"을 주식 자금 순유출의 원인으로 지목한 바 있다.
9월 말 기준 외국인은 상장 주식을 746조9000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전체 시가총액의 28%에 해당하며 한때 30%를 넘겼던 비중도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반면 외국인은 국내 상장 채권을 12조910억원 순매수했다.
만기 상환을 받은 8조4620억원을 제외하면 총 3조6300억원을 순투자했다.
채권의 잔존 만기별로 외국인의 자금 흐름을 살펴보면 1년 미만 채권에서는 5조6000억원을 순회수했고, 1~5년 미만과 5년 이상 채권에서는 순투자가 이뤄졌다.
외국인은 국내 주식에 대해 2개월째 순매도를 지속했지만, 채권은 2개월 연속 순투자를 기록했다.
9월 말 외국인의 상장 채권 보유액은 263조4000억원이었다.
이는 전체 상장 잔액의 10.3%에 해당한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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