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명 ‘All(올)’만 반복적 노출…혜택·효능 소비자 뇌리 각인

우리는 하루에 4000개에서 많게는 1만개의 광고에 노출되는 광고 콘텐츠 과포화 시대를 살고 있다.

특히 유튜브 쇼츠나 인스타그램 릴스처럼 짧은 콘텐츠 형식이 주목받는 요즘, 짧은 시간 안에 브랜드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인지시켜 광고 효과를 달성하기란 더 어려워졌다.

여기에 재핑(Zapping)이라는 강력한 광고 회피의 무기도 있다.

자연히 현실 광고업계에서는 ‘그 브랜드 광고 봤어? 중독성이 있더라’는 식의 반응을 듣는 것은 비현실에 가까워졌다.


하지만 이런 환경에서도 광고 메시지를 소비자의 기억에 각인시키는 유용한 전략은 존재한다.

대표적인 기법은 바로 ‘반복’이다.

반복을 통해 키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하면 브랜드에 대한 연상을 관여하는 브랜드 스키마는 간결하면서도 강력해진다.

반복 각인된 광고는 소비자의 기억 속에 더 오래 머무르고 결과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효과도 발휘할 수 있다.


반복은 여러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

가장 단순한 형태는 브랜드명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2018년 미국 슈퍼볼에서 방영된 세제 브랜드 타이드(Tide)의 광고다.

이 광고는 슈퍼볼 광고로 주로 등장하는 자동차, 맥주, 정보기술(IT) 브랜드 등 전혀 무관한 상품들의 광고를 패러디하며 “It‘s A Tide Ad”라는 문구를 반복적으로 사용했다.

반복 문구를 통해 타이드 광고임을 지속적으로 상기시킴은 물론 여러 산업 광고의 패러디로 흥미를 느끼게 해 브랜드 이름을 확실히 기억하게 만드는 효과를 거뒀다.


또 다른 예는 애플의 광고다.

최초의 아이폰 출시를 알리는 광고에서 제품명이 아닌 제품과 연관된 단어를 반복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영미권 사람들이 전화를 받을 때 흔히 하는 첫마디인 ‘Hello’를 반복해 전화기의 발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아이폰이 기술 혁신의 새 시대를 열 것이라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최근 국내 SK브로드밴드의 신규 캠페인도 반복의 기법을 영리하게 변형해 브랜드 각인에 한 끗을 더했다.

신규 IPTV 요금제인 ‘Btv All+’ 서비스 출시에 맞춰 집행된 광고 캠페인은 요금제명인 ‘All(올)’이라는 상품명만을 간결하게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한편, 영단어 ‘All’과 감탄사 ‘오올’의 발음 유사성을 적극 활용해 직관적으로 상품명과 혜택의 효능을 소비자의 뇌리에 각인시키는 메시지 전략을 택했다.

영상에서는 사람들이 요금제의 다양한 혜택에 놀라는 모습이 감탄의 표현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구성해 단순히 혜택을 나열하는 식의 뻔해지기 쉬운 요금제 광고에서 요금제명을 활용해 상품의 강점 전달과 브랜드 상기를 간결하고도 강력하게 실현해냈다.


광고 홍수 속에서 반복의 광고 문법은 여전히 유효한 도구다.

하지만 단순한 반복만으로는 소비자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끌기 어렵고 오히려 스킵하고 싶은 브랜드 광고로 각인되는 역효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창의적인 인사이트와 소비자와 깊이 연결될 수 있는 전략적 접근은 반복 기법 광고의 필요조건이다.

반복을 통해 브랜드는 기억에 남지만, 그 반복이 의미 있고 메시지에 가치를 더해야만 소비자가 피로감 없이 브랜드를 받아들일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조소라 SM C&C 광고사업부문 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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