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월까지 뒷걸음치던 중국 증시가 지난달 말 중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으로 급등하면서 중국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 역시 최근 큰 폭으로 올랐다.
전문가들은 아직 증시 상승 잠재력이 남아 있다는 분석과 함께 지수와 업종별로 차별화된 성과가 나오고 있어 정책 방향에 따른 선별 투자를 할 것을 조언한다.
일각에서는 지난 8일 중국 정부의 발표처럼 시장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부양책으로는 실망 매물이 쏟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9일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레버리지를 제외하고 국내 상장 중국 ETF 중 최근 일주일 수익률이 가장 높은 ETF는 'SOL 차이나강소기업
CSI500'으로 한 주간 30.34% 올랐다.
그 뒤를 TIGER 차이나과창판STAR50,
TIGER 차이나반도체FACTSET, PLUS 심천차이넥스트가 이었다.
지난 한 달간 KODEX 차이나심천 ChiNext(합성)는 62.28%, PLUS 심천차이넥스트는 64.97% 올랐다.
상하이종합지수나 항셍지수도 급등했지만 첨단 산업에 투자하는 커촹반50의 상승률이 더 컸기 때문이다.
커촹반은 중국의 나스닥이라고 불리며 신생 테크 기업이 대거 상장돼 있다.
중소형주에 대거 투자하는 차이넥스트지수 역시 큰 폭으로 올랐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부양책 발표 전인 지난달 20일에서 국경절 연휴 직전인 30일까지 중국을 대표하는 지수 중에선 MSCI중국(30.5%), 선전종합(29.0%), H주(항셍중국기업·27.8%),
CSI300(25.5%), 항셍(24.5%), 상하이A(21.9%), 상하이종합(21.9%)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부양책의 효과는 정보기술(IT)과 소비재 섹터에서 크게 나타나기 때문에 IT와 소비재 비중이 높은 MSCI중국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자산시장 반등과 지방정부의 소비쿠폰 지급은 중국 소비재 종목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MSCI중국의 섹터 구성은 경기재(32.8%), 통신(21.8%), 금융(16.8%)인데 텐센트, 알리바바 등 중국 빅테크 기업이 다수 포진해 있다.
그 외 BYD, 제이디닷컴(JD.COM) 등 소비재 기업도 포함돼 있다.
국내 상장된 ETF 중 MSCI중국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RISE 중국MSCI China'가 있다.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은 30.97%다.
선전종합지수는 IT 장비기업과 전기차, 2차전지, 소비재 관련 기업이 다수 분포돼 있어 금리 인하에 따른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
최원석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 관점에서 접근해도 본토 시장의 상승 여력은 아직 있다.
CSI300의 12개월 선행 주가이익비율(PER)은 13.5배로 지난 5년 평균(13.8배)을 여전히 하회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책 발표가 기업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라 일부 테마 ETF에 대해서는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2023년 급락 후 최근 급등한 중국 전기차, 중국 클린에너지, 중국 2차전지 등의 테마 ETF는 한 달 수익률이 40%를 넘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업황 부진의 우려가 나온다.
정명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정책이 기업의 실적에 얼마나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인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8일 경기 부양책이 나왔음에도 시장의 높아진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상승세 유지를 위해 중국 정부가 더 보따리를 풀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핵심 재정 부양 내용을 내놓지 못하면 증시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는 얘기다.
BNP파리바자산운용은 "(38조원 규모의 지출은) 중국 당국이 통화정책과 더불어 강력한 재정지출로 경기 부양에 나서려는 의지가 없다고 시장이 판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제림 기자 /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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