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한달새 24%나 올라
AI플랫폼 블랙웰 수요 폭증
폭스콘도 멕시코서 추가생산
JP모건, 목표가 150달러 제시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가 하루 만에 4% 넘게 급등하며 시가총액 2위를 탈환했다.
대만 폭스콘이 엔비디아의 신형 그래픽처리장치(GPU)인 ‘블랙웰’ 기반의 세계 최대 규모 서버 생산 설비를 짓고 있다고 밝히는 등 AI 관련 수요가 줄지 않은 분위기의 영향을 받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블랙웰이 안착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박스권에 갇힐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8일(현지시각) 4.05% 상승해 132.89달러로 마감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시총을 다시 따라잡았다.
특히 엔비디아 주가는 2일부터 5거래일째 상승세로, 5거래일 동안 주가가 13.58% 올랐다.
지난 6월20일에 기록했던 장중 최고치인 140.76달러 돌파도 6% 남짓 남았다.
엔비디아의 상승 마감에 인텔(4.20%)과 브로드컴(3.23%) 등 반도체주도 덩달아 상승했다.
전고점 돌파를 위한 엔비디아의 상승세는 AI 투자 붐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엔비디아가 올해 3월 발표한 차세대 AI 플랫폼 블랙웰의 수요가 시장의 관측보다 크다는 발언들이 줄지어 나오는 덕이다.
블랙웰 GB200은 엔비디아의 신형 AI 칩으로, 엔비디아를 AI반도체 대표 기업으로 만든 ‘H100’과 ‘H200’ 등을 이을 차세대 반도체로 평가된다.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인 대만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의 벤자민 팅 폭스콘 클라우드 기업솔루션부문 선임 부회장은 엔비디아의 블랙웰 플랫폼에 대한 업계 수요가 “엄청나게 많다”고 거듭 강조했다.
팅 부회장은 지난 8일 폭스콘의 연례 테크데이 행사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제조 시설을 건설해 AI의 대명사인 블랙웰 플랫폼에 대한 엄청난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라며 “우리는 지구상 가장 큰 블랙웰 GB200 서버 생산 시설을 (멕시코에) 짓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엔비디아는 AI 칩 생산을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인 대만 TSMC에 의존하고 있는데, 폭스콘 공장이 늘어나면 공급을 그만큼 늘릴 수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발언과 맞닿아있다.
젠슨 황은 미국 CNBC의 한 프로그램에서 “블랙웰 생산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블랙웰에 대한 수요는 미친 듯하다.
모든 기업이 가장 먼저 블랙웰을 갖고 싶어한다”라며 “블랙웰이 4분기 중에 시장에 정식 출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블랙웰은 설계 결함으로 대량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 내년이 돼야 대량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수요 폭증으로 이번 분기에만 수십억 달러 매출이 관측된다.
월가에서는 대체로 엔비디아에 대한 긍정 전망을 하고 있다.
투자은행(IB)인 JP모건체이스는 엔비디아의 목표가를 150달러로 상향하며 엔비디아 매수를 권고했고, 멜리우스 리서치의 벤 리치스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 매수 추천과 함께 목표주가로 165달러를 제시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블랙웰 플랫폼이 본격 가동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어 엔비디아의 주가가 단기간 박스권에 갇힐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아티프 말리크 씨티은행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의 블랙웰 플랫폼이 완전히 떠오르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내년 초에 엔비디아의 마진이 바닥을 칠 것”이라며 “내년 1분기에 엔비디아의 총 마진이 70%대 초반이 될 것으로 예상하며, 장기 총마진은 블랙웰 GPU를 통해 70%대 중반으로 안정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말리크 애널리스트는 이어 “내년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 설비투자가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낙관한다”면서도 “주가는 내년 1월 CES(소비자가전전시회)까지 박스권에 머물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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