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시설 표적 아니란 전망에
국제유가 상승세 한풀 꺽였지만
원유ETF 일주일 새 10%대 올라
석유 생산능력 충분하다는 시각도

<이미지=챗GPT>
중동발 위기로 촉발된 국제 유가 상승세가 원유 ETF로 번지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이란 보복이 석유 시설이 아닌 군사정보 시설로 한정될 수 있다는 관측에 국제유가 상승폭이 제한적일 거란 전망도 나온다.


국제유가는 지난 1일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한 탄도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이후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주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는 각각 9%, 8% 이상 오르며 1년여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생산 시설 등을 겨냥한 보복에 나서면 석유 공급 차질로 이어질 거란 우려가 시장에 퍼졌기 때문이다.


중동은 세계 원유 시장에서 전체 공급량 3분의 1가량을 책임진다.

특히 이란은 지난달 하루 33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만큼 주요국이다.


치솟은 유가를 잠재운 건 이스라엘의 공격이 이란 석유시설을 겨냥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었다.


미국 정부 관계자가 석유 생산시설이 아닌 군사시설과 정보시설을 공격할 것으로 예상했다는 소식이 이스라엘 언론인 예루살렘포스트 등을 통해 보도되면서 8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 대비 4.6% 폭락한 배럴당 73.57달러를 기록했다.


전날까지 5거래일간 13% 넘게 급등한 흐름에서 벗어나 하루 만에 곤두박질쳤다.

브렌트유 선물도 전일 대비 3.75% 떨어진 배럴당 77.1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최근 급등한 유가는 국내 원유 ETF 가격에 반영돼 있다.


8일 종가 기준 ETF 상품 중 KODEX WTI원유선물(H)TIGER 원유선물Enhanced(H)는 지난 30일보다 각각 10.98%, 10.59% 올랐다.


글로벌 주요 석유기업에 투자하는 상품도 뛰었다.

같은 기간 RISE 미국S&P원유생산기업(합성 H)는 8.99% 올랐으며 KOSEF 미국원유에너지기업(10.17%) 역시 상승 폭이 컸다.


향후 이스라엘의 선택에 따라 유가는 요동칠 수 있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다행히 지난 5일 바이든 대통령이 이란의 원유설비 공격을 만류하고 있음을 시사하자 유가 상승 폭은 제한되었지만 향후 전쟁의 양상에 따라 추가 상승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석유시설 직접 타격이다.


이란 석유 시설이 초토화되면 하루 최대 150만 배럴 이상의 원유 수출이 중단될 수 있다.


이 경우 이란이 일일 원유 물동량이 2100만 배럴에 달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이란의 원유 수출량 중 90% 이상이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스라엘의 전면 공격 실현 가능성은 작다고 윤 연구원은 전망했다.


소규모 공격만 해도 원유 수출에 지장이 생긴다.


씨티은행은 소규모 수출항을 공격하더라도 하루 45만 배럴의 원유 생산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예상해 이 역시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루 42만 9000배럴의 생산능력을 갖춘 정제설비만을 향한 공격도 가능하다.

원유 생산과 수출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이란 내수용 휘발유 생산에 피해를 줄 수 있다.


낮아진 석유시설 타격 가능성과 함께 산유국들의 잉여 석유 생산능력도 유가 급등론을 잠재우는 요인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와 비OPEC 산유국들로 이뤄진 OPEC 플러스(OPEC+) 회원국들의 석유 생산능력이 견고하다는 해석이다.


윤 연구원은 “지난 2년간의 감산 덕분에 증가한 OPEC+의 잉여 석유 생산능력은 유가 안정화에 기여하고 있는데 현재도 하루 500만 배럴 이상의 잉여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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