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대상국 지정 위기 넘겨

내년 4월 시장재분류 앞두고
증시 공매도 재개에 힘 실려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이 한국의 ‘선진 시장’ 지위를 유지하면서 한국 주식시장은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를 다소 덜게 됐다.

한국 주식시장은 공매도 금지 여파로 지난 달부터 ‘관찰 대상국’ 지정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15년 만의 강등을 걱정했었다.


FTSE 러셀은 8일(현지시간) 하반기 정례 시장 분류에서 한국 주식시장을 관찰 대상국으로 처리하지 않았다.

관찰 대상국에 지정된 후 일정 기간 지적사항이 개선되지 않으면 선진시장에서 선진신흥시장(Advanced Emerging)으로 지위가 내려갈 수 있는데 다행히 이를 피한 것이다.


FTSE러셀지수는 MSCI지수에 비해 추종자금 규모가 크지 않다.

그러다보니 정기 리밸런싱 때 개별종목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FTSE러셀지수에서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된다면 한국시장의 신뢰도와 평판 측면에서 후폭풍이 불가피하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증권학회장)는 “FTSE 러셀을 벤치마크로 삼는 유럽계 자금은 액티브 펀드 성격이 보다 강하고 관찰대상국 지정만으로 자금 유출을 결정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선진시장 지위가 불안해진다는 게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상당히 부정적인 시그널인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외국인투자자들이 21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도하면서 9월 들어 현재까지 8조2140억원을 코스피에서 빼냈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매도로 코스피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FTSE 러셀이 한국을 선진시장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하면 개인·기관의 투심까지 돌아설 것을 우려해왔다.


다만 내년 3월에도 공매도가 재개되지 않을 경우 FTSE 러셀 선진시장 유지는 또다시 난관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FTSE 러셀은 “공매도 금지 조치는 국제 투자 커뮤니티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며 “차입 메커니즘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유동성과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번 하반기 정례 변경 때 공매도 금지 조치는 내년 3월말까지만 유지되는 한시적인 조치임을 FTSE 러셀 측에 적극 설명해왔다.


FTSE 러셀도 “금융위는 공매도 불법 거래에 대해 더 가혹한 처벌을 도입하고 한국거래소가 관련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예고했다”며 한국 정부의 관련 노력을 언급했다.

FTSE 러셀의 다음 정례 시장 분류는 정부가 공매도 재개를 예고한 내년 3월 이후인 4월 8일로 예정돼 있다.


정부가 지난 6월 발표한 ‘공매도 제도 개선 방향’에 따르면 공매도 전산시스템 구축 등과 함께 내년 3월30일부터 코스피·코스닥 전 종목에 대해 공매도가 재개된다.


재작년 11월 시작된 공매도 전면 제한 조치는 올해 6월까지로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불법공매도 적발을 위한 시스템 개선 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전면금지 조치가 연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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