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요 연기금들이 지난 3분기에 화장품·의료기기 등 'K뷰티주'를 대거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로 국내 증시에서 반등했던 화장품주들은 국경절 연휴 직후에 중국 본토 증시가 재개장하자 매물이 쏟아지며 일제히 하락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가정용 뷰티 디바이스 제조사
에이피알 지분을 6월 10.75%에서 올 7월 8.38%로 줄였다.
이외에도 국민연금공단이 3분기에 지분율을 줄인 화장품·미용기기 종목은 코
스맥스(13.2%→10.9%),
씨앤씨인터내셔널(8.54%→7.08%),
원텍(5.01%→3.89%),
신세계인터내셔날(9.09%→8.01%),
클리오(6.01%→5%)였다.
그동안 주가 상승세가 가팔랐던 메이크업·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 미용의료기기 모두에서 순매도가 나온 것이다.
국민연금공단이 지분 변동을 신고한 화장품 업종 중에서 지분율을 늘린 종목은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인
코스메카코리아(8.67%→12.15%) 외에는 없었다.
국민연금공단 외에 다른 연기금들도 3분기 들어 화장품 업종 매도에 나섰다.
연기금은 3분기에
아모레퍼시픽을 1170억원,
에이피알을 1260억원 순매도했다.
연기금들이 3분기 들어 화장품주를 매도한 것은 미국 수출 증가에 따른 가파른 실적 증가세가 6월 중순 이후 주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WISE 화장품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
TIGER 화장품'은 올 초 2400원대였던 주가가 6월 27일 3555원까지 크게 올랐다.
기존 화장품주들 실적과 주가가 주춤한 요인은 중국 수요 부진 때문이었는데, 올해 들어 미국 수출이 중국 수출을 역전하면서 반등의 계기가 마련됐다.
하지만 이후 밸류에이션 부담과 미국 수출 성장세 둔화로 차익 매물이 나오면서 8일 현재 2910원으로 조정받은 상황이다.
수출 데이터는 여전히 증가세로 나오지만 이미 시장 눈높이가 높아져 7월 이후
실리콘투 등 수출 관련주 주가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가 공격적인 경기부양책 발표를 예고하며
LG생활건강 등 화장품 대장주 상승이 다시 시작됐으나 8일 국경절 연휴 직후 중국 본토 증시가 재개장하자 일제히 급락해 그동안의 상승분을 모두 되돌렸다.
8일 하루 동안
LG생활건강이 8.06% 떨어진 것을 비롯해
실리콘투는 4.79%,
한국콜마는 4.43%,
아모레퍼시픽은 3.91%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8일 중국 정부의 추가 부양책이 발표되며 중국 내수 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화장품 소비도 회복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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