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들이 하반기들어 올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오히려 크게 손해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주들이 하반기들어 크게 부진했기 때문이다.

미국이나 일본, 중국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는 ETF들이 여전히 올해 수익 중인 것을 감안하면 뼈아픈 하락 폭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주에 투자하는 ‘KODEX 반도체’는 하반기들어 이날까지 27.71% 하락했다.

비슷한 종목에 투자하는 ‘TIGER 반도체’ 또한 27.88% 내렸다.


이들 ETF는 하반기들어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면서 올해 수익률도 하락전환했다.

KODEX 반도체는 올해 10.75% 하락했고, TIGER 반도체는 10.87% 하락했다.

상반기 수익률이 각각 23.46%, 23.58%였음을 감안하면 이를 모두 반납하고 오히려 크게 더 떨어진 것이다.


올해 하반기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전세계적으로 반도체주가 하반기들어 약세를 보였지만 국내 상장된 미국, 일본, 중국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는 ETF와 비교하면 차이가 크게 나타난다.


미국 반도체주에 투자하는 ‘KODEX 미국반도체MV’와 ‘TIGER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은 하반기들어 12.91%, 12.75% 하락했지만, 올해 수익률은 여전히 37.28%, 20.08%로 양호하게 나타난다.


일본 반도체에 투자하는 ‘ACE 일본반도체’와 중국반도체에 투자하는 ‘TIGER 차이나반도체FACTSET’도 올해 수익률이 각각 2.70%, 12.81%를 기록 중이다.


이는 국내 반도체 양대 기업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크게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날 장중 한 때 5만9900원까지 주가가 밀렸다.

6만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무려 1년 7개월만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반도체주의 하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특히 최근 맥쿼리 등 외국계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메모리 업황이 안 좋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나스닥에서 거래되는 대표적 메모리주인 마이크론은 여전히 올해들어 21.82% 상승한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내 다른 국가에서 중국으로 자금 이탈이 이어지고 있는 점, 징검다리 연휴로 인한 수급 공백 등 수급적인 영향에 크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 호실적에도 완전히 가시지 못하고 있는 반도체 업황 불안이 영향을 미친 데다, 경기 개선 기대감에서 기인한 중화권 증시 폭등으로 아시아 내 자금들이 중국으로 이탈한 점, 엔화 강세에 따른 닛케이 급락과 엔-캐리 청산 불안, 국내 징검다리 연휴로 인한 수급 공백 등도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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