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피벗 본격화 ◆

"금리 인하에 뒤처지진 않겠다.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을 전격 단행하며 밝힌 말이다.

물가를 잡기 위해 4년 반 동안 진행했던 긴축 통화정책에 마침표를 확실히 찍는 대신에 경기 침체를 차단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고용시장 냉각이 생각보다 두드러지고 있어서다.

스몰컷(0.25%포인트 인하)이 아닌 빅컷을 결정한 배경이다.

그만큼 급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음달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내수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 미국처럼 선제적 금리 대응에 나설지 관심을 끌고 있다.


연준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존 5.25~5.50%이던 기준금리를 4.75~5.00%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020년 3월 이후 4년 반 만의 금리 인하다.

한국(3.50%)과의 기준금리 차이도 기존 2.00%포인트에서 1.50%포인트로 줄었다.

외환시장에서 원화값 약세 요인이 그만큼 감소했다는 의미다.

미국은 2022년 3월부터 팬데믹발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선언하며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해 22년 만에 가장 높은 금리 수준의 긴축적 통화정책을 유지해왔다.


연준은 이날 길었던 금리 인상을 끝내고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대'를 열면서 향후 로드맵을 보여줬다.

점도표를 통해 올해 말 기준금리를 4.40%로 전망했다.


현 기준금리가 4.75~5.00%임을 감안하면 오는 11월과 12월 FOMC에서 총 0.50%포인트를 인하하겠다는 뜻이다.

앞서 지난 6월 연준이 제시한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이 5.10%임을 감안하면 3개월 만에 인하폭이 크게 확대됐다.


빅컷을 선택한 것도 무엇보다 고용시장 냉각발 침체를 피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월가의 분석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고용시장을 지원할 시기는 고용시장이 견조할 때, 즉 정리해고가 나타나기 전"이라며 "그래서 금리 인하 사이클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실제 연준은 올해 말 실업률 전망을 3개월 전 4.0%에서 이날 4.4%로 높였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은 기존 2.1%에서 2.0%로 낮췄다.


이날 뉴욕증시를 비롯해 미국 국채, 금, 국제유가까지 모두 하락했다.

빅컷에도 불구하고 침체 우려가 크게 부각됐기 때문이다.


헤지펀드 포인트72애셋매니지먼트의 딘 매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0.50%포인트 인하는 연준이 고용시장을 걱정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최근 경제 지표와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이례적으로 큰 인하폭"이라고 말했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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