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 코스피와 코스닥의 종합지수와 종목의 종가가 표시되고있다.

[김호영 기자]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것으로 나오면서 경기 침체 공포가 확산되자 국내 증시에도 충격이 가해졌다.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7.75% 하락했고 엔비디아(-9.53%)를 비롯한 빅테크 종목들이 일제히 하락한 여파다.


이 때문에 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폭락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가 있었던 탓이다.


4일 삼성전자의 주가가 장중 한 때 7만원 아래로 내려가며 다시 6만전자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7만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11월 10일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결국 삼성전자는 3.45% 하락한 7만원으로 거래를 마쳤고, SK하이닉스는 8.02% 폭락하며 15만 48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닉스 주가는 한달 전 아시아증시 폭락 때의 주가 수준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일제히 매도세를 보인 것이 반도체 주식 폭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3일 증시에서 삼성전자 주식을 5180억원을 순매도 했다.

기관들도 2839억원을 순매도해 폭락을 주도했다.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외국인과 기관은 3일 장에서 각각 3429억원, 33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반대로 지난달 5일 이후 반등장을 봤던 탓인지 개인투자자들은 적극적인 매수로 대응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7730억원, SK하이닉스는 3541억원 순매수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ISM제조업지수가예상치를 밑돈데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약세를 보이며 국내 증시에서도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낙폭을 확대했다”면서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리스크까지 확산된 점도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등 AI업체들도 전방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수익성에 대한 불안이 불거진다”면서 “지금은 속속 발표되는 지표에 대한 주가의 반응이 ‘Bad is very bad’인 골치아픈 상황”이라고 했다.


국내 증권사에서도 반도체 종목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리포트가 나왔다.

iM증권은 4일 낸 리포트에서 “올해 1분기 시작된 메모리 반도체 상승 사이클이 경기 둔화와 재고 축적, 인공지능(AI) 투자 둔화 등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 내년 1분기부터 하락 전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반도체 업황이 둔화되는 최악의 경우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가 각각 20%, 45% 하락할 수 있는 만큼 당분간 지켜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향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가 하락하면 반도체 주가도 하락기에 접어들고 반도체 업황은 6개월 이후 둔화되기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며 “역사적으로 반도체 주가와 동행하는 OECD 경기선행지수가 20개월째 상승 중인데 전년 대비 증감률이 하락 전환한지 7개월이 지난 만큼 하락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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